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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참관 직접 해보니 여전히 개표방식엔 문제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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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대 총선에서 격전지 중 하나였던 원주갑 선거구에서 4개월 동안 후보와 함께 동고동락했다. 정치 신인이다보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선거 캠프 봉사자들은 하나가 되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정치 참여는 선거하는 날 투표가 전부였는데 이렇게 국회의원 선거를 직접 보좌하면서 직접 참여해보니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 134표 재선 의원에게 아까운 패배를 하고말았다. 후보는 깨끗하게 승복하겠다고 하지만 개표를 직접 참관했던 입장에서 매우 미심적은 부분이 많다.


사전투표함이다.

사전투표 당일에도 밀봉이 되지 않은 투표함을 그대로 운반하는 선관위 직원이 투표 참관인에게 발각되 페이스북에 공개 되 논란이 된적이 있다.

이번 원주(을) 선거구에서도 사전투표함에 완전히 밀봉되지 않은 채 개표소로 이동되어 왔다. 차후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발표가 없다.

상대 후보쪽 투표 참관인이 참석하지 않아 현장에서 이이재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현장에서 들었다.

투표함을 열면 이렇게 분류작업을 한다.

비례대표와 지역구 후보의 투표용지를 분리해서 바구니에 담는다.


지역구 투표소마다 투표함이 열리고 투표 용지가 분리되면 이렇게 자동으로 표가 분리되는데 오류가 잦다.

원주(갑) 지역구에서는 미분류 투표용지가 2천표 가까이 나왔다.

상당히 많은 수다.

미분류된 투표 용지는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데 여기서 문제의 여지가 있다.

이 투표용지를 보면 김기선 후보의 기표란에 작은 인주 자국이 묻어있다. 나는 일단 무효표를 주장했지만 선관위 직원이 법리해석 책을 들고오더니 유권자가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했다고 보여 졌을 때는 유효표로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함께 개표 참관했던 다른 사람은 우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표는 무효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왜 새누리당은 유효표로 하고 우리 표는 무효표로 하느냐 했더니 마지막 위원들이 한 번 더 검사해서 유효, 무효표를 분리하기 때문에 자기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러명의 위원들이 앉아 미분류표를 다시 검사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표를 분리하고 검사하는지는 확인히 쉽지 않다.

한 캠프에서 6명의 개표 참관인이 배치 됐는데 6명으로는 모든 걸 감시하기엔 인원이 너무 부족했다.

초반 개표함이 열리고 서너 시간은 거의 정신이 없어 개표 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어렵다.

이런 어중간한 표도 우리는 무효를 주장했지만 마지막에 위원들이 최종 검사에서 이것을 무효표로 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인원이 부족하니 선관위 직원을 믿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동 계수기와 미분류 표를 수작업으로 분류해서 최종 득표수를 기록하는데 계산이 정확한지 잘 계산해야 한다. 개표 참관인은 암산력이 좋거나 계산기를 필수로 지참해야 한다.

미분류표는 이렇게 수작업으로 분류하는데 유효표, 무효표 예시가 있다. 하지만 예시에 없는 경우는 선관위와 개표 참관인이 판단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이번 원주(갑) 선거구는 미심적은게 너무 많다.

그러나 반박이 어렵다는 게 더 힘든 상황이다.



과거 투표용 도장은 이렇게 생겼다. 인주를 찍어서 투표용지에 직인하면 된다. 연로하신 어른들은 이런 방식이 더 편리하다. 물론 젊은 사람도 그렇다.


최근 새로 바뀐 투표 도장은 안에 인주가 묻어서 나오기 때문에 인주를 따로 찍을 필요가 없지만 도장을 찍기가 불편하다. 도장을 찍으면 바로 찍혀야하는데 안에서 인주가 묻은 도장이 눌리면서 찍히기 때문에 조금만 손이 움직여도 도장이 잘 못 찍힌다.

미분류 표가 많이 나온 이유도 그렇다.

옛날 도장 방식을 생각했던 대부분 유권자들은 새로 바뀐 투표 도장 때문에 애먹었다.

도장 일부만 찍히거나 손이 흔들려서 인주가 번진다.

그래서 자동 분류기에서 미분류로 처리되는 건수가 많은 것이다.

문제는 이 미분류된 투표용지가 사람이 잘 분리해서 공정하게 처리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는 분명하게 이 투표 도장을 과거처럼 단순한 형태로 바꿔야 한다.



관외 사전선거나 선상이나 거소 투표, 재외(해외)투표는 이렇게 따로 분류한다.


분류가 끝난 투표용지는 계수기로 다시 검사한다.

득표수를 계산하는 과정은 매우 객관적이고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개표 현장에서 개표 참관인이 실시간으로 사진이나 영상, 개표 현황을 캠프측에 전송해 줄 수 있어서 개표 요원들을 매우 신중하고 긴장한 상태에서 새벽까지 분류 작업을 해야해서 매우 고단하다.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이 있지만 이번 원주시 선거구 처럼 박빙인 지역은 개표 요원이나 참관인, 직원모두 몇 시간씩 긴장을 하다보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오류도 늘어나게 된다.

개표에 필요한 인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개표 참관을 하면서 느꼈던 건, 투표용 도장을 꼭 바궈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투표 도장은 사람들이 사용이 불편하고 조금만 실수해도 인주가 번지고 엉뚱한 곳에 도장이 찍히기 때문에 미분류가 되서 집계 과정이 오래 걸리고 또 사람이 분류하는 과정에서 선관위 직원과 다른 검수 위원들의 정치 이념에 따라 편견이 개입될 수 있다.

최소한으로 미분류 표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투표 방식은 개선되야 한다.

사용하기 불편한 현재의 투표 도장과 잘 번지는 인주를 계속사용하면 또 미분류 투표용지로 인한 잡음은 끊이질 않을 것이다.

또 미분류 표에서 사람이 수동으로 투표 용지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지 못하도록 유효표로 인정하는 기준을 명확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선관위 법리 해석은 유권자가 유권행사를 했다는 명한한 의사 표현이 있다면 유효표로 인정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위에 사진에서처럼 인주가 살짝 묻기한 표도 유효표가 되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 무표가 되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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