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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는 내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유일한 명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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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가.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 당시부터 민주당은 지금까지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매번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에 외치다 패배했다. 선거 아마추어였다. 정책은 늘 새누리당에 끌려다녔고 청와대와 기관의 압력에 야당은 늘 무력했다.


새민련에서 뜻이 맞지 않는 의원들이 안철수를 따라 탈당하고 남아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기투합하면서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작은 희망의 불씨를 보았다. 그리고 갑작스런 테러방지법 직권상정과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이어졌다. 국회의원 대부분 필리버스터가 처음이였고 국민들도 처음이였다. 처음에 이 낯선 풍경이 어색했지만 이내 적응하고 사람들이 하나둘 보여 수백만명이 야당 의원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참여정부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을 빼고는 야당 인사의 발언에 이렇게 전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적이 없었다. 참으로 신선했다.


필리버스터를 하는 야당 의원들을 하나하나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 방송과 언론은 한 번도 그들의 진심을 보도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중에 안기부, 국정원에 끌려가 매질과 고문을 당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 그리고 국정원의 패악도 낱낱이 드러났다. 국민들은 관심을 넘어 열광하기 시작했다.


필리버스터는 내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유일한 명분이 됐다. 무능하고 힘은 없지만 이렇게 뭔가를 하고자 하는 노력과 진심이 있으니 여기에 우리의 희망을 걸어도 되겠다고 믿었다. 그런데 3.1절 새벽 갑작스럽게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중지를 선언했다. 아침 9시에 중대 발표를 하겠다던 기자회견은 미뤄졌지만 장단이 확실시 되어가고 있다.


왜 하필 3.1절인가.

필리버스터가 테러방지법을 막을 수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이 법은 많은 부분에서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에 정권 교체 되거나 총선 이후 헌법 재판까지 가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테러방지법을 막아달라는 게 아니였다. 그동안 왜곡 조작된 언론에 가려서 진실을 볼 수 없었던 야당 의원들을 더 많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국회방송에서 실시간 생방송 되는 진실을 접하고 있는 국민은 모처럼 단결하고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3.1절 새벽 야당은 기습적으로 필리버스터 중단을 선언했다. 새벽까지 야당의원들을 응원하던 국민들에겐 청천벽력과 같았고 배신감이 밀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국민을 믿지 못하고, 새누리당은 한 번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국민적 지지 보다는 종편과 보수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는 왜곡된 기사에 불안해하는 야당 지도부를 보면서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종편과 보수 언론을 끊고 국민에게 그 시선을 돌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야당은 한 번도 그러질 못했다. 국민을 믿고 야당 답게 강한 지도력을 보여주길 바랐지만 돌아오는 건 늘 실망뿐이였다. 이번에도 그랬다. 종편과 보수언론, 새누리당의 겁박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래겁을 먹은 채 국민을 등지고 새누리당을 바라보고 있다.

선거 때마다 종편과 보수 언론의 왜곡 보도에 지래 겁을 먹고 꼬리내리는 야당은 늘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번에는 조금 달라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야당은 여전히 무능하고 겁이 많다.



새벽 부터 쏟아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당원들의 비난. 야당은 한 번도 국민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런 나약한 야당을 믿고 지지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은 새누리당, 종편, 보수 언론이 아닌 국민을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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