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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표 참관하는 방법과 주의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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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처음으로 개표 참관을 했었다. 수 개월 선거운동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새누리당은 과연 선거 전문가들이다. 새누리당이 한 발자국 움직이면 더민주당은 열 발자국 뛰어도 그들을 따라잡기가 버거웠다. 더민주당의 어설픈 선거 전략은 마지막 개표 때도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젊은 사람들 투표하라며 독려하는 것보다 선거운동 시작부터 개표까지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전국 도당 직원과 각 지역구 예비후보자의 캠프에 배포하고 교육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개표 참관인 신청하기

개표 참관인은 일반인도 신청할 수 있다. 보통 선거일 보름 전부터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접수 받는다. 일반인 개표 참관 인원은 후보자가 신고할 수 있는 개표 참관인 수에 20/100명이다. 예를 들어 후보자가 신고할 수 있는 개표 참관인 수가 6명이라면 해당 지역구에서 추가로 선정할 수 있는 개표 참관인은 6 * 0.2%인 1명 정도가 된다.

신청한다고 모두 개표 참관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사전에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캠프에 들러 개표 참관인 의사를 밝히면 가능성이 있다.

개표 참관인은 선관위에서 수당이 지급되기는 한다.


투표 방법

과거에는 투표 당일날 투표소에 찾아가 기표하는 것과 부재자 투표 방식, 거소투표 정도만 제공 됐었는데 현재는 여러가지 투표 방식이 있다. 처음 개표 참관하는 사람은 투표 방법에 따라 개표하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다.

어떤 투표 방법은 개표소 어디에서 누가 개표하는지 상황 파악을 잘 해야 한다.


 일반투표

 투표 당일 투표소에서 투표

 

 관내사전투표

 본인 지역구에서 사전 투표

 

 관외사전투표  타지역에서 사전투표 부재자 투표처럼 봉투에 투표지 밀봉

 거소투표

 병원, 요양원, 수용소 등 수표소 거동이 어려운 사람이 우편으로 투표

 등기우편으로 투표지를 선관위로 발송

 재외투표

 국외에 거주하는 유권자가 거주하는 나라에서 투표

 거소투표와 마찬가지로 등기우편으로 투표지를 선관위로 발송

 선상투표

 원양어선, 외항여객선 등 배에 타고 이동하는 선원이 선상에서 투표

 


개표 절차

개표 절차는 개함부, 투표지분류기, 심사(집계), 위원 검열 순으로 진행된다.


● 접수부

접수부는 투표함이 집결하는 장소다. 개표소 출입구 쪽에 마련되며 이곳에 각 투표소에서 출발한 투표함이 집결하게 된다.

접수부에 각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투표함들이 모이고 있다. 참관인들은 이때부터 개표함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 할 수 있고 촬영이 가능하다.

촬영한 자료는 통신장비를 이용하여 선거 캠프 등에 전송이 가능하다.


이번에 개표 참관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현장에는 WiFi가 터지지만 예비로 데이터 양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과 보조 배터리도 준비해야한다.

우리는 개표 참관인이 6명이였지만 현장에서도는 이도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개표 전에 역할 분담을 정확히 하는 것이 좋다.

또 유튜브, 유스트림, 아프리카, 페이스북 라이브 등 생방송이 가능한 플랫폼을 이용해서 선거 캠프로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개표 참관인은 대여섯 명이지만 실제로는 선거 캠프에서도 함께 감시할 수 있는 것이다.


투표함에는 앞 뒤로 특수 봉인지가 붙어있다. 이 봉인지 안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고정핀이 있는데 이번 원주 지역구에서는 사전 투표함에서 이 고정핀 없이 들어온 투표함이 있었다.



사전 투표함은 아래에 통이 없고 가방이 투표함 뚜껑에 붙어있다. 참관인은 이상 유무를 꼼꼼히 살펴 보아야 한다.


● 개함부

접수부에 투표함이 모이기 시작하면 개함부에서 투표함을 열어 투표지를 분류하게 된다. 총선에서는 지역구 투표 용지와 비례 투표용지가 있어 이것을 따로 분류한다.




개함부에서 투표함이 열리면 개표 직원이 투표 용지를 분류한다. 이 단계에서는 후보 상관 없이 비례와 지역구 표만 따로 분류한다.

직접 개표 참관을 해보니 개함부에 인력을 증원한다면 충분히 수개표가 가능하다. 수개표를 한다해도 투표지 분류기로 한 번 더 분류 작업을 해야겠지만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개함부에서 각 후보자별로 투표 용지를 따로 분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표 직원에게는 상당한 노동이다.

따라서 인력을 보강하더라도 개함부에서부터 투표 용지를 각 후보별로 분류해야 보다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자동 투표지 분류기는 직접 확인해 보니 문제가 자주 발생하다.


● 투표지 분류기 운영부


자동 분류기는 노트북으로 제어하게 된다. 투표 용지를 후보별로 분류하면서 카운터가 올라가는데 워낙 빨라서 실제로 그 숫자가 맞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투표용지가 분리되면서 각 후보의 득표수가 올라간다.


자동 분류기가 워낙 빠르게 투표 용지를 분류하기 때문에 개표 내내 집중해서 잘 감시해야한다.

분류기 앞쪽이 아니라 분류기 뒤쪽에서 각 후보의 투표 용지가 제대로 분류되고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우리 쪽 후보의 투표 용지가 잘 들어오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 없다.

상대 후보의 분류 칸으로 우리 후보의 투표 용지가 잘 못 가지 않는지 지속적인 확인을 해야한다.



1차 적으로 자동 분류기를 통해 각 후보별로 투표 용지가 분류 되면 그 득표수와 미분류 수를 이곳에서 기록하게 된다.(뒤에 검은 옷 입고 안경 쓰신 분이 기록하게 된다.)

개표 참관인이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하는 기록지다. 이 개표 상황표의 숫자가 후보의 최종 득표수가 되는 것이다. 자동 분류기에서 각 후보별 득표수를 기록하고 집계부에서 계수를 이용해 다시 투표 용지의 숫자를 확인한다.


● 심사·집계부


자동 분류기를 통해 각 후보별로 표가 나뉘어지면 이곳에서 다시 계수기를 이용해 득표 수를 확인하게 된다. 꼼곰하게 이중삼중 검사하는 거 같지만 문제는 미분류다.


미분류 표는 이렇게 사람이 유효표, 무효표 예시를 보면서 수작업으로 분류를 하게된다. 아무래도 개표 직원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렇게 예시에도 없는 예외 상황이 생긴다.

선관위 직원이 법률 해석에 따라 이 표는 유효표로 했고 나도 거기에 동의했다.

그러나 옆 개표 테이블에서는 이와 똑같이 도장 모서리만 찍힌 투표 용지가 나왔는데 우리표(더민주당)는 무효표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비슷하게 잘 못 찍힌 투표용지를 두고 내가 있던 있던 개표 테이블에서 새누리당 표는 유효표로 했는데 더민주당 표는 무효표로 한 것이다.

그것을 두고 내가 선관위 직원에 따져물었더니 집계부는 최종 분류하는 곳이 아니고 위원 검열석에서 이런 미분류 표를 다시 확인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만 한다.

그러나 실제로 위원 검열석에서 이렇게 잘 못 분류된 미분류표가 제대로 검증되고 집계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새로 바뀐 투표 도장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어느 때보다 미분류가 많다.

미분류를 보면 대게 인주가 번졌거나 위의 사진처럼 엉뚱한 곳에 찍혔거나 도장 모서리만 찍힌 것이 많다.

이 미분류 표에서 사실 부정이 발생해도 소수의 개표 참관이 다 찾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음 선거부터는 현재 사용중인 투표 도장을 반드시 예전 방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개표 참관인은 심사·집계부에서 항상 상주하는 인원이 있어야한다.

자정이 다가오면서 집중이 흐려지게 되는데 처음부터 체계를 잘 갖추어서 흔들리지 않고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기록해야한다.

가능하면 사진도 많이 찍어야 한다.

Zoom이 잘 되는 망원랜즈가 있는 DSLR이면 더 좋다.

개표 참관인은 이런 득표 기록지를 반드시 미리 준비해야한다.

심사·집계부에서 한 사람이 배정 되서 처음부터 끝가지 개표현황표의 득표 수를 기록하고 선거 캠프로 보고해야한다.

표에는 빠졌지만 미분류 표가 몇 개인지, 미분류에서 득표한 수는 몇 개인지 따로 기록하면 더 좋다.

노트북이 있으면 엑셀로 미리 만들어 실시간 득표수를 종합하는 것이 좋다.

내가 만약 더불어민주당 쪽 개표 참관인이다 하면, 절대로 당 관계자가 미리 준비해주겠지 기대하면 안 된다.

참관인이 모두 직접 준비해야 안전하고 확실하다.

 

개표 참관인은 개표 시작할 때 위원장이 총 투표인 수를 발표하는데 잘 듣고 있다가 기억해야한다.

총 투표인원 수에서 현재 득표수를 빼면서 현재 개표가 몇 % 진행되고 있는지 실시간 파악해야한다.

그래서 엑셀 프로그램을 미리 준비하면 편하다.


● 위원 검열석


마지막으로 위원 검열석에서 위원들이 최종 검토를 하게된다. 집계부에서 잘 못 분류한 투표 용지를 항의 했을 때 선관위 직원이 위원석에서 한 번 더 검사한다고 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원석에서 미분류 용지가 제대로 심사되고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 기록·보고석


위원들의 검사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각 후보, 정당별 득표 현황을 위원장이 개표소 전체가 들릴 수 있게 공표한다.

위원장은 각 동읍면별로 개표상황 발표를 하고 득표 현황을 전산입력하고 언론사 등에 현황을 알려준다.

또 따로 마련된 별도의 장소에 개표 현황지를 부착하여 모두 볼 수 있게 공개한다.


별도로 마련된 개표 상황에 이런식으로 개표상황표 사본이 부착된다. 내가 계산한 것과 이곳에 붙여진 현황판의 숫자가 같은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기타 분류 작업





거소투표나 재외투표 등은 별도의 장소에서 개표 작업을 한다.



개표 참관을 해보니 개표하는 일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였다. 개표 직원들에게는 참으로 고된 노동이다. 하지만 보다 투명한 개표를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






개표 참관인 참고사항

만약 더불어민주당 쪽 참관인이라면 당에서 뭔가를 준비해 주겠지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1. 새벽까지 개표를 참관해야 하니 오전에 잠을 충분히 자 두어야한다. 자정이 다가올 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 개표는 집중력 싸움이다.

2. 저녁과 간식을 미리 준비하자. 개표 직원은 중간에 휴식 시간과 간식 시간이 있지만 참관인은 따로 없다.

3. 카메라와 보조 배터리를 넉넉하게 준비하자. 가능하면 선거 캠프로 개표소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도록 WiFi를 확인하고 데이터 양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좋다.

4. 개표 참관인은 미리 역할 분담을 해야한다.

- 투표용지 자동분류기에서 상대 분류 칸으로 우리 후보의 투표 용지가 잘 못 가고 있는지 상시 확인할 인원 1명

- 심사·집계부에서 미분류 표가 제대로 분류되고 있는지, 개표상황표에는 득표수가 제대로 계산되서 기록되고 있는지(암산력이 좋으면 유리), 그것을 실시간 득표 현황표 또는 노트북(엑셀)에 기록할 인원 2명 이상

- 선거 캠프로 상황보고하는 인원 1명 (득표 현황 및 개표소 상황)

- 각 개표 장소를 순회하면서 개표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투표 용지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집계부에서 기록한 득표수와 상황판에 붙여진 개표상황표의 숫자가 맞는지 등을 검사할 인원 1명

- 투표 용지 자동분류기에서 상대 후보의 칸으로 우리 쪽 표가 가는지 상시 확인하는 인원과 집계부에서 득표수 기록하는 인원과 주기적으로 교대 할 수 있는 여유 인원 3명.

- 다른 참관인 쉬거나 개표 현황을 관찰하고 있다가 다른 참관인과 수시로 임무를 교대하는 것이 좋다.

5. 총선과 대선이라면 새벽에 추우니 담요나 겉옷을 따로 준비하는 게 좋다.


눈 뜨고 코베이는 곳이 개표소다. 절대 내가 확인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아무도 믿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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