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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분란 1박2일, 자유분방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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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무한도전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주말 버라이어티 쇼라면 아마도 1박2일과 무한도전일 것이다.
KBS와 MBC에서 방송하는 이 두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대표될 것이다.
둘 다 주말에 편하게 웃음을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이 프로그램들에 대한 평가는 극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내가 볼 때도 1박2일의 강호동과 무한도전의 유재석은 진행 방식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사분란 1박2일.
1박2일을 보고 있으면 "강하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진행자 강호동의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고 연출 자체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1박2일은 어수선하지 않다.
어떤 문제가 주어 졌을 때 강호동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진행이 된다.
어떤 이는 그걸 카리스마라고 하기도 한다.
때론 출연자들의 고성(?)과 정신 없은 몸짓 때문에 어수선해 보이지만 강호동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그들의 행동은 안정감이 있다.
큰 대문과 높고 견고한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뛰어노는 아이들 같다.
출연자들은 진행에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강호동이라는 리더를 잘 따르면 프로그램은 무리 없이 진행이 된다.

자유분방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토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나의 코너로 진행되던 때부터 거의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정규 편성으로 독립 했을 때 부터는 단 한회도 빼놓지 않고 봤다.
황소와의 줄다리기나 연탄 나르기, 목욕탕 물 퍼내기, 구조견과의 수영 대결 등 기상천외한 도전이 마음에 들었다.
그 당시엔 무(모)한 도전이였고 이후에 무한도전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버스 굴리기, 기차와 달리기 등의 소재로 본격적인 무한 도전이 시작 됐다.
개인적으로 애착을 더 갖는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
무한도전은 노홍철과 박명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행이 쉬울 수 없다.
그들을 통솔하고 짜여진 각본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 한다는 건 잠자리 꼬리에 실을 묶어 하늘을 날으는 것만큼 어렵다.
언론이나 호사가들의 평가에도 자주 오르내리지만 무한도전은 어쩌면 정말 어수선한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4년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최고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유재석의 역활이 크다고 본다.
그는 귀를 열어 놓는다.
즉,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말을 내 뱉은 당사자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현명하게 구분하여 각성 시켜 준다.
출연자들은 제각각 자신의 말을 하지만 유재석은 스폰지처럼 받아 들이며 잘 가공해서 다시 방출한다.
그래서 때로는 출연자가 별 뜻 없이 했던 말도 유재석의 귀로 들어가 입으로 나오면 말했던 당사자는 자신도 몰랐거나 잊고 있었던 사실들, 또는 능력을 101% 발휘하게 된다.

정체된 1박2일.
강호동이라는 우산은 참 크고 안전하다.
방송에서 보았듯이 그는 PD나 작가(신입)들까지 손 바닦위에 놓고 좌지우지 한다.
진행 중 그의 말 한마디는 곧 거스를 수 없는 권력이다.
강호동은 그 권력을 잘 사용할 줄 안다.
그래서 출연자나 연출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강호동의 그늘 안에서 무리 없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강호동 우산 효과.
나는 혼자 그렇게 생각한다.
방송이 2년을 넘으면서 안전한 틀이 갖춰지고 강호동이라는 큰 기둥이 버티고 있으니 그 외 사람들은 다른 새로운 고민하거나 시도하기 보다는 안전함,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다.
강호동만 잘 따르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는 "보수화 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 겨울에 했던 방송을 이번 겨울에 재방송으로 봤을 때 재방송을 본방송으로 착각할 만큼 큰 변화가 없다.
변화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현재에 안주하는 것이다.
후손들은 지금 같거나 지금보다 못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


진화하는 무한도전.
4년전 무(모)한 도전을 봤던 사람이라면 지금의 무한도전과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비록 황소와 줄다리기는 하지 않지만 새로운 형식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 하고 있다.
유재석의 진행 능력도 탁월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출연진과 김태호PD와의 호흡을 높히 평가하고 싶다.
김태호PD는 간간히 출연자들의 아이디어를 잘 수용한다.
간혹 아이디어를 제공한 출연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진행 되기도 하지만 그것도 프로그램의 진화 과정이였다.
연출진과 출연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새로운 포멧의 프로그램이 매주 시도된다.
출연자 중에서도 박명수와 정형돈은 아이디어 뱅크라 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정형돈은 작가들도 인정할만큼 아이디어가 많다.
어느 인터뷰에서 김태호PD가 말하길 그는 이미 앞으로 몇년 불량의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이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들이 항상 재밌는 것은 아니다.
단 한회도 빼놓지 않고 보긴 하지만 간혹 정말 재미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땐 이들이 정말 시청율, 시청자들에겐 신경 안쓰고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만 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출연자, 연출자 모두 자기 할말은 서슴없이 하고 각 대표들은 그 소리를 귀담아 듣고 좋은 생각은 프로그램에 반영해 가면서 끊이 없이 발전하고 진화해 가고 있다.
이것을 우리는 "진보"라고 말한다.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변화하기 때문에 작년 겨울에 했던 방송을 이번 겨울에 봤을 때 그 때의 시간들을 추억할만큼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진보란 앞으로 나아가 발전한다는 뜻이다.
진보를 원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시도하는 것이다.
후손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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