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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정신 없는 우리나라 음악, 삼자돼면의 바베큐가 증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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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듀엣가요제는 끝났지만 여운은 오래간다.
어느 오락, 연예 프로그램이 이런 여운으로 몇 주가 지나도록 기대감과 행복을 준적이 있을까 싶다.

2주에 걸쳐 방송된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는 개인적으로 그닥 기대하지 않았다.
2년 전에 강변북로 가요제가 2주간에 걸쳐 방송되기엔 다소 지루하지 않았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주는 예년과 포멧이 약간 달랐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듀엣이라는 가요제 조건이 아니라면 무한도전 출연자가 작곡가를 찾아가 곡을 받고 노래를 연습하고 가요제에서 노래한다는 것은 예전에 비슷하다.

첫번째 방송은 솔직히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했다.
어떤 노래가 나올까,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까하는 기대가 컷다.
두번째 방송이 나갔다.
요즘 故이주일님이 나온다 해도 웃기 힘들만큼 나라와 국민이 모두 힘들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어느정도의 즐거움은 있었다.
개그, 코미디를 따지자면 큰 점수를 줄 순 없다.

방송이 끝나고 하루가 지났다.
MBC FM 방명수의 두시의 데이트를 듣는 나는 명시카의 냉면이나 삼자돼면의 바베큐는 방송을 타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 또 기다렸다.
한 번 듣고 나도 모르게 바베큐와 냉면이 귀에 익숙해졌던거 같다.

무한도전 예고편을 보면 삼자돼면의 전자깡패가 가요제에 나올거라고 예상했지만 아니였다.
현재 정현돈의 상황에 맞는 러브스토리를 소재로 한 바베큐가 방송을 탔다.
어찌 됐든 냉면과 바베큐는 충분히 코믹스런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박태준 작곡의 "냉면"(가곡)을 좋아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그 노래를 처음 배워 지금도 외우고 다닌다.
당연 명시카의 냉면과 비교가 된다.
잘 만들어진 노래다.
이 노래 들으면서 어느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은 분명 월요일 출근해서 학생들에게 이 노래를 가르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두 노래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의 2009 듀엣 가요제에 나왔던 노래들 모두 실험적인 노래다.
퓨쳐라이거의 노래는 유재석이 진행 맨트나 의미 없이 두드린 신디사이저 음이 훌륭한 노래가 됐다.
지금 무한도전 2009 듀엣 가요제에 나왔던 음악들이 우리나라 음악차트에 1, 2위를 다투고 인터넷 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무한도전 맴버들에 대한 익숙한 느낌이 한 몫차지하겠지만 이 날 무한도전에 나왔던 음악들은 모두 실험적이였다.
한, 두 개는 충분히 오랫동안 다듬어진 음악이였지만 어떤건 오락 프로에나 어울릴법한 장난 스런 음악처럼 들렸다.
그러나 지금, 무한도전에 나왔던 음악들은 어느 아이돌 가수의 노래보다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생각해 본다.
서태지가 은퇴하고 나서 우리나라 음악에 실험정신이란게 있었나 싶다.
솔직히 많다.
실험정신이 담긴 음악들은 지금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에 노출되기가 힘들다.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해 보편적인 이미지가 아닌 인디 밴드들은 인터넷 활동 조차 쉽지 않다.
피아노를 잘치고 기타를 잘치고 아이돌 춤을 잘춰야 그나마 인터넷에서도 먹힌다.
그런데 어릴 수록 더 잘 먹힌다.

삼자돼면의 바베큐가 대중의 관심을 얻는 걸 보면 그동안 우리나라 음악이 얼마나 실험적이지 않았는지 증명해 준다.
그렇고 그런 음악.
대중에게 익숙한 음악을 팔아야 살아 남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예전 HOT나 젝스키스는 그룹간 개성이 뚜렸지만 지금 아이돌 가수라고 나오는 가수들은 섞여서 서로 다른 노래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만큼 개성이 없다.

우리 음악계는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주문제작(?)하기 보다 짧은 기간 돈 되는 대량생산(?)을 선택한 결과 다양성은 죽고 식상한 음악만 남았다.
근 10년 동안 우리나라 대중 가요는 죽었다.
그나마 전통성을 갖던 90년대 가수들이 현대에 들어 고전하는 이유가 그렇다.
대중은 그들을 원하지만 방송계에서는 일단 돈되는 연예인을 원하기 때문에 대중들은 어제 그나마!! 좀 팔렸던 음악을 오늘 또 들어야 한다.

이번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가 얻은 큰 성과라고 한다면 "아직 대중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 했다는 것이다."
소망컨데 가요계에 누구라도 이번 무한도전 듀엣 가요제에 대해 고맙다는 감사 표시를 할 줄 아는 진정한 음악가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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