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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만원짜리 93년 쏘2, 1억 대물배상 보험에 가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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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년 9월 등록 된 쏘나타2


카드 값 150만원 때문에 전전긍긍하다 타고 다니던 엑센트를 팔았다.
그리고 근 2년을 차 없이 다녔다.
그러다 3년전, 여자친구가 근무하던 자동차 정비 회사에 신차를 구입하면서 처분하려는 차가 있다기에 45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접촉 사고로 오른쪽 휀다가 없고 앞 범퍼가 떨어져 나갔다.
살짝 부딛힌 사고는 아닌 듯 했다.
차 값보다 더한 수리비를 주고 차를 말끔히 고쳐 3년동안 잘 타고 있다.
힘은 좀 딸리지만 난폭운전이나 과속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연비도 그럭저럭 잘 나오는 편이다.
한가지 배가 아픈게 있다면 차 값에 해당하는 돈이 매년 보험료로 나간다.

▲ 오늘 가입한 종합보험


보험도 만기가 되어가고 차의 운명도 만기가 되어 온다.
작년 여름엔 차가 도로 한 복판에서 멈추는 바람에 견인이란 걸 해봤다.
에어컨도 안되고 타이어도 교환해야 한다.
타이밍 벨트도 이젠 힘겨운 소리를 낸다.
클러치도 디스크가 다 됐는지 짧은 다리로 깊히 꾹 눌러줘야 말을 듣는다.
신호대기 좀 하려고 차를 멈추면 RPM 800을 맞추기 위해 힘겨운 몸부림을 친다.
대쉬보드의 떨림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공업사에 견적을 물어보니 백여만원이 나온다.

내 차는 오늘내일 하는데 자차 보험료의 4배를 더 주고 대물배상 1억에 가입했다.
어느날 부턴가 원주에도 외제차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처음엔 차가 다 똑같은 차지 하면서 별 생각 없이 운전 하고 다녔다.

▲ 인터넷에서 이런 사진들을 볼 때마다 경각심이 생긴다.


인터넷을 다니다보면 외제차와 사고낸 운전자의 모습이 심심찮게 보여진다.
몇번은 저건 남 일이야라며 가볍게 보고 넘겼으나 도로에서 실제로 외제차 근처를 다닐 때 만약 저차와 접촉 사고가 나면 수리비가 얼마나 나올까.
원주에서 마이바흐와 사고가 날 확율은 내게 없다.
흔하게 보이는 아우디, 벤츠, BMW, 푸조를 내가 들이 박았을 때는?
보상액 3천만원을 초과 해 3천1백만원의 견적이 나오더라도 내게 1백만원은 큰 돈이다.
대물배상액 1억을 한 이유는 실제 배상액 1억 때문이 아니라 3천 1백만원 때문이다.
1백만원도 힘겹기 때문이다.
저런 차들이 내차를 박았을 땐 내 차는 폐차 시키면 된다.
외제차 끌 정도의 재력을 갖춘 사람이면 하루 술값 정도 보상해 주면 되지만 입장이 바뀌어 내가 가해자가 되면 난 그 일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에어컨도 안나오는 15년 된 차를 끌고 다니지만 그래도 보험이라도 가입할 능력은 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나는 요즘 이 차를 버려야 되나 수리 해야 되나 고민이 많다.
그동안 내 발이 되어 주면서 돈도 벌 수 있게 해주고 작년에 어머니가 갑자기 수술 받게 됐을 때 병원에 모시고 다닐 수 있게 해주었는데 나는 요즘 자꾸 다른 차에 시선이 간다.
못 됐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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