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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모욕죄,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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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삼간 다 태워도 빈대잡는 것만 시원하다.
"옛말 틀린거 하나없다."라는 말을 우린 "구시대적"이라며 흘려보내는데 사실 속담이란 것이 수백, 수천년동안 우리 조상들이 살아오면서 나름대로의 철학을 담고 있는 명언들이 많다.
정치권에서, 혹은 소수 이익집단에서 자신들이 사이버상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피할 목적으로 초가집을 태우기 위해 열심히 부시돌을 들이대고 있다.
이 법이 통과 된다면 당장에 싫은 소리는 안듣게 되겠지만 국가 전체의 이익을 볼 때 그 손해는 온국민과 미래의 후손들이 짊어져야 한다.
법을 만들려는 사람들 중에 "유비쿼터스"란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IT 분야에서도 정보통신은 공기와 같이 누구나 제약없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누릴 수 있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한 첨단 기술로 발전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을 통제하고 나라에서 독점한다면 내가 숨쉬는 것을 감시 받는 것과 같다.
특히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정보통신 분야가 뒤쳐지는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런 기술들을 나라에서 통제하고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이 작은데서 큰 나무가 자라지 않는 것과 같다.
사이버모욕죄는 반드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산업을 위축시키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를 작은 숲으로 만들게 된다.
감시하기 쉬운 작은 나라.

말하기 전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라.
최근 대형포털들과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게시판을 이용하기 전에 실명 인증을 받아야 한다.
만약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이런 실상을 안다면 코미디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내가 웹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한게 벌써 9년차이지만 사실 회원가입 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 받는 것조차도 코미디다.
그들 회원가입 약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은, 고객님께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개인을 식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다.
과연 그럴까?
10여년 전 가장 유행했던 말 중에 하나가 "벤쳐기업"과 "닷컴기업"이였다.
이 때 수많은 IT 기업들이 생겼나고 정부에서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업계획서 잘써서 정부 지원금 받아 챙기고 회사는 부도내면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시절이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닷컴기업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다는 아니겠지만 많은 닷컴기업들이 수백만에서 수천만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
사이트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는 보험사, 증권사, 통신사 가릴거 없이 영업을 필요로 하는 회사들로 마구 거래되었다.
지금도 그런 일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개인정보 거래가 돈이 되는건 확실하다.
그런데 개인정보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개인정보로써의 가치가 있다.
가령 자동차 보험회사 영업 사원이 직원용 보험사이트에 접속해 개인의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자동차 이력뿐만 아니라 그동안 바뀐 주소, 전화번호, 자산능력 여부까지 상세한 정보를 얻어 낼 수 있다.
그들에게 주민등록번호는 곧 현찰과 다름 없다.
관련법이 미비하던 이 시절 수많은 사이트에서 개인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을 예사로 치고 관례화 되어 왔다.
인터넷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서도 주민등록번호를 대야하고 토론글이나 뉴스 댓글을 올리기 위해서도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하고 내가 찍은 사진을 여러사람과 공유해서 감상하기 위해서도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하다.
태평양 건너에 있는 미국의 쇼핑몰에서 책을 한권 살 때는 정확한 주소와 연락처 그리고 물건 값만 지불하면 살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유명 쇼핑몰과 오픈마켓들은 주민등록번호 없이는 쇼핑을 할 수 없다.
심지어 외국인이 그 사이트를 이용할 때도 외국인 등록번호가 필요하다.

네티즌 스스로의 자정능력은 없다!?
지금도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 댓글들을 보면 한심스런 네티즌들이 많다.
화장실에 똥 싸듯이 그들은 욕을 배설한다.
그들이 쓴 댓글들을 읽어보면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할정도로 저속하고 저질스럽지만 그들은 바로 내 이웃이고 친구고 선배고 동생들이다.
컴퓨터를 끄면 최면에서 풀리듯이 평범한 보통 사람으로 돌아온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사이버모독죄는 바로 이들을 예비 범죄자, 용의자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만약 이들을 법적인 처벌로 관리 하려든다면 나무의 뿌리는 놔두고 위에 가지치기하는 것과 같다.
법적인 처벌만이 최선이 아니다.
그 근본을 찾아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우선 수업시간에 국영수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인터넷 윤리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
직장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인터넷 문화에 대해 계몽할 필요가 있다.
IT 선진국이라면서 하드웨어적인 기술만으로 겉모습만 그럴싸했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컴퓨터 프로그램만을 뜻 하는 것이 아님)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이다.
어느 나라보다도 교육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가 교육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를 꼭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 강제성을 띌 필요는 없다.
도덕과 윤리라는 것이 개인의 양심에 의해 스스로 생겨나는 것일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는 교육을 위한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처벌이 아니라 보호가 필요하다.
나는 전화 통화를 할 때 성의가 없다거나 인사를 잘 못한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왔다.
이유 없이 나를 불편해 하는 친구도 있었고 처음 만나 자리에서 나를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교수님께서 조용히 내게 말씀 해 주신다.
전화 통화 할 때 목소리가 너무 작거나 힘이 없으면 상대방이 생각할 때 자기와 통화하기 싫은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또 윗 사람에게 인사를 할 때 머리만 까딱 숙이면 건방져 보인단다.
그 말씀을 듣고나서 내 행동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통화 할 때 정말로 목소리 톤도 없이 옆 사람과 속삭이 듯이 통화하는 나를 발견했다.
나 역시 목소리 작은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이 사람이 그 때의 나처럼 짜증이 나겠구나 생각이 드니 목소리가 커지고 목소리가 커지니 톤이 올라가고 상대방과의 통화가 수월해진다.
평소에도 워낙 목소리가 작기 때문에 내가 목소리를 키워야 보통사람 얘기하는 것과 같아진다.
인사를 할 때도 내가 정말 목만 까딱 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웃으며 인사를 건낸다고 생각했는데 내 모습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 후로 가급적이면 목은 고정시키고 허리를 숙이는 연습을 했다.
그런 것들이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처럼 인터넷에 버릇처럼 악플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은 어쩌면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남에게 어떻게 상처를 줄지 모르고 있을지 모른다.
그들 대부분은 누군가가 가르치고 교육한다면 충분히 고쳐질 수 있다.
선진국에선 이미 각 학교마다 도입하고 있는 "인터넷 윤리" 수업에 대해 우리나라는 영 관심이 없다.
오로지 법의 잣대로 처벌만을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후진국형 마인드다.
사이버모욕죄를 말하기 전에 더 쉬운 방법을 놓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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