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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없고 자기愛만 강한 우리나라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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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입대를 앞둔 우리는 학교옆 반지하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5개 정도의 원룸이 있었는데 나와 후배들, 복학한 선배들이 모두 함께 반지하에서 지냈다. 그해 성탄절에 나는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자취방을 떠나있었다. 그리고 오후 늦게 자취방으로 돌아왔을 때 방이 냉골이였다. 다른 동생들이 지내는 방엔 난방이 되나 들어가보니 다들 이불 뒤집어 쓰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 동생들 역시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태라 하루 집에 다녀오는 것보다는 친구들과 있는 게 더 좋을 때였다. 그 건물은 원룸 전체의 난방조절 장치가 주인집 거실에 설치되었다. 주인집에 왜 난방해달라고 얘기하지 않았냐 하니 한 친구가 얘기를 했는데 휴일은 난방을 하는 게 아니라면서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동생은 차가운 방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주인집에 올라가 따졌다. 휴일이라고 난방을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 하니 다 집에가고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단다. 동생이 올라와 춥다고 얘기 했다는 데 어떻게 사람이 있는 줄 몰랐냐고 하니 그 동생이 있는 방에만 사람이 있는 줄 알고 난방을 했다고 또 변명을 한다. 지금 반지하에 있는 방 전체가 난방이 안 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 따져물으니 그제서야 내가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거란 걸 알았는지 자기가 난방기 조작을 잘 못 한 거 같다며 내 뒤에 따라온 동생들에게 사과하고 바로 난방을 해주겠다고 한다. 그해 성탄절 아침은 냉골에서 오들오들 떨어야 했던 동생들은 뜻뜻한 방에서 반팔입고 게임을 하며 보냈다.

 

 

민주당은 사실상 DJ 서거 후 선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아직까지 당을 통솔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강하고 지도력 있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선장이 없으니 사공들이 서로 선장을 하겠다며 분탕질이 끊이질 않는다. 배가 산으로 가기는 커녕 당장 침몰할 지경이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거 탈당 행열이 이어질 거 같더니 정작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의원은 오늘, 이제 흔들리지 않고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결심하기 전에 그럼 마음을 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 태풍이 밀려오고 있는데 선장이 사공들 의견 들어보고 노를 어떻게 져을지 돗을 언제 올리고 내리는 게 좋은지 그들의 의견을 다 들어줄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일사분란하게 배위의 선원들을 진두지휘해서 일단 태풍을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선실에 타고 있는 국민들도 함께 바다에 침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지금 차가운 냉방에서 벌벌 떨고 있다. 국민들은 죽고사는 문제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데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공천권 놓고 서로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을 선뜻 따라나서지 못하는 새민련 비주류 의원들도 다른 배로 갈아탄 안철수 의원을 다시 잡아라 말아라 할 때가 아니다. 자기 밥그릇을 챙기더라도 일단 위기에 빠진 국민을 먼저 구하는 게 순서다. 야당은 지금 직무유기에 가깝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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