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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북의 낙원으로, 이 책을 보면 사학비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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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처음 보게 된 건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다. 뉴스피드에 이런 자극적인 제목의 책 소개가 올라 왔으니 처음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작은 제목을 보고나서야 이게 상지대 김문기에 관한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상지대 김문기라면 익히 여러 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다. 상지대학 총장이였고 입학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아 옥살이를 잠깐 했고 최근에 다시 상지대로 복귀 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은 사학 비리로 학교에서 쫓겨났고 다시 복귀가 불가능했어야 했는데 어떻게 현 정부 들어서 갑자기 상지대로 복귀가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내용이 궁금하던 차에 "가자 북의 낙원으로"를 집필한 작가로부터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이념이나 따지고 드는 머리 아픈 책이면 어쩌나 우려 했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이 책은 김문기가 어떻게 상지대학을 강탈했고  다시 복귀하기까지 과정을 사실에 근거해 시대별, 사건별로 정리한 다큐멘터리다. 작가의 추론이나 주장이 아니라 93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 증거와 관련자들의 증언이 주요 내용이다.

 

유신독재이던 그 시절 권력과 결탁해 학교를 빼앗고 최초 학교 설립자였던 원홍목 선생을 어떻게 탄압했는지, 학생들의 학비를 받아 김문기 개인이 유용했던 증거, 학교 재산을 빼돌려 사리사욕을 채웠던 과정, 본인 살겠다고 존경받던 교수를 사상범으로 누명 씌워 옥살이를 시켰던 일, 학원 정상화를 주장하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용공조작도 서슴치 않던 과정들이 상세하게 기록 되어 있다. 책은 그렇게 두껍지 않지만 워낙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 책에 대해서 전체를 다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많은 대학들의 문제와 비리들이 상지대학교에서는 이미 70년대 부터 자행되고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사학에서 일어 날 수 있는 모든 사학 비리들이 담겨있고 그 일은 김문기 한 사람에 의해 모두 자행 됐다는 것이 놀라움을 넘어 충격이다.

 

김문기를 빼고는 사학비리를 말 할 수 없다. 사학비리를 다룬 시사프로에서는 반드시 김문기가 등장한다. 그런 그가 다시 상지대로 복귀 할 수 있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어떤 대단한 권력이 그의 배후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탈옥범 신창원에게 교도소장을 맞기는 꼴이다.

 

 

김문기 문제가 과연 상지대와 원주시만의 문제일까? 우리나라 사학비리가 교육을 좀먹고 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그런 사학비리의 대명사로 불릴만한 김문기가 다시 상지대에 복귀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40년 전 그 때처럼 뒤에 숨은 권력이 있다. 이건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

 

김문기로 검색 했을 때 뉴스 제목만 봐도 이 사람이 지금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본인이 살기 위해서 죄 없는 교수를 사상범으로 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용공조작을 하던 7, 80년대의 수법을 아직도 쓰고 있다. 도둑 들었던 집을 도둑에게 넘겨 준 정부에도 분명 이 사태의 책임이 있다.

 

 

십 수년 전부터 사학법 개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정작 사학에서 어떤 비리가 일어나고 있는지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자 북의 낙원으로" 이 책에는 분명 70년대부터 현재까지 김문기의 사학비리를 다루고 있지만 그 많은 불법들이 현재도 다른 사학 재단에서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사학비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특히 애향심 많은 원주시민이라면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원주에서 상지대는 다소 부정적 이미지가 많다. "데모"하는 학교로 아직도 많은 기성세대 원주시민들이 생각하고 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나 역시도 최근에서야 알 수 있었다. 원홍목 선생이 원주의 고등교육을 위해 사비를 털어가며 설립했던 "원주대학"을 권력과 결탁해 약탈하고 원주에는 인물이 없어 김문기 본인이 아니면 학교를 정상화 할 수 없다던 그 오만함을 원주시민들이 깨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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