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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가 되니 배부터 나오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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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에 대학 동창회가 있었다. 20년째 꾸준히 관계가 유지되는 친구들이다. 자주 봐서 그런지 그동안 친구들의 모습이 늘 한결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스무살 새파랗게 젊을 때 만나 어느 덧 불혹의 나이가 됐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도 있고 최근에 결혼한 친구도 있고 아직 나처럼 결혼 못한 친구도 있다.

 

  이번에 친구들을 만나 유독 눈에 띄었던 게 그들의 뱃살이다. 일찍 결혼 한 친구들은 자기 관리를 하는 건지 체질이 그런 건지 비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최근에 결혼한 친구들 모두 비만이 심각해 보였다. 푸릇푸릇하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고 중년의 아저씨들만 모였다.

 

 사회 생활 하면서 알고 지내게 된 선배들이 있었다. 10여년을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다. 세월이 흘러 그들이 지금의 내 나이, 마흔이 되어 갈 무렵이였다. 새벽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 중 한 명이 자다가 응급실로 실려 갔는데 깨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몸이 좋지 않아 그 날 종합검진을 예약했던 날이였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다시 선배 한 명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에겐 간경화가 심하지만 치료 계속 받고 있다며 저녁까지 같이 먹어 놓고는 갑자기 그렇게 떠났다. 얼마 안 있어 또 다른 선배가 마흔 한 살을 넘기지 못했다. 그 후로 나에게 마흔살은 두려운 나이가 됐다. 5, 6년 전의 경험은 나에게 늘 경각심을 주고 있다.

 

  나는 담배를 피지 않는다. 처음부터 배우지 않았다. 내가 입대하던 시절 군 전체가 금연 열풍이 불었던 건 매우 다행한 일이다. 그런 분위기가 아니였다면 어쩌면 군대에서 흡연을 배웠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음주였다. 여러 사람이 주점에서 시끌벅쩍하게 음주를 즐기는 문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주말에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서 맥주를 마신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음주를 자주하거나 음주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 스스로를 기준으로 세웠을 때 적은 양은 아닌 거 같다.

 

  서른 살이 넘어가더니 조금씩 뱃살이 나온다. 입대 전까지는 몸무게가 47Kg으로 매우 마른 몸이였다. 한 번도 48Kg을 넘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군대에서 52Kg까지 살이 찌더니 다시 빠지지 않는다. 삼십대가 되면서 나오는 뱃살을 보면서 나는 원래 체질이 살이 안찌기 때문에 조금만 운동하면 금방 빠질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10년 동안 뱃살을 방치했고 지금 옆구리 살까지 삐져 나온다. 몸무게는 56Kg에 멈췄다.

 

  비만에 가까울만큼 살이 찐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그래도 양호하네, 또 그렇게 방심하면 안 된다. 이번엔 굳게 마음을 먹고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결심을 한다. 다만 친구들에게 예전 선배들 얘기를 해 주었을 때 크게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게 걱정이다. 그들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나보다.

  아침에 일어 날 때 몸이 무거우면 벌써 내 몸에 이상이 있는지 걱정이 앞서는 나이가 됐다. 나이 때문이 아니라 내 염려 탓인지도 모르지만 마흔 살은 예사롭지 않은 나이임엔 분명하다. 특히나 내 친구들은 일반 사무직이거나 프로그래머가 대부분이다. 따로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위험 할 수 있다. 나 또한 하루 12~16시간 정도를 컴퓨터 앞에서 보낸다. 프로그래머의 삶이라는 게 대부분 그렇다.

 

  처자식 먹여 살리다 보면 운동을 따로 챙길 시간이 없다고 한다. 내가 그런 조언을 했을 때 돌아 오는 답변은 거의 비슷하다. "네가 결혼 해 봐라." 처자식을 위해 건강을 방치해야 한다는 건 참 모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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