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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선거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준 충북과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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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거부 하는 걸 마치 대단한 소신인냥 당당히 말하는 사람이 있다. 포기도 선택이다, 그들은 항상 이런 변명으로 게으른 자신을 위안한다. 내가 투표를 해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될 놈이 된다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선거에 대해 세계 위인들의 명언들이 있지만 그런 명언들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투표를 거부하는 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본인은 모래알 만큼도 가치가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투표로 갑자기 세상이 바뀌는 경우는 단 하나다. 대통령 선거가 그렇다. 영화 변호인의 유명한 대사 중에 헌법 일부가 나온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국가다. 법치 국가에서 헌법은 대통령 보다 우선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의 대통령은 헌법보다 더 큰 권한을 갖고 있다. 나라의 거의 모든 공직 대표의 인사권을 쥐고 있고 대통령령은 절대 권력을 갖는다. 조선시대 임금보다 더 큰 권력을 쥐고 있는 게 21세기 한국의 대통령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 대선에서의 투표율은 지방선거나 총선보다 높은 편이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나라의 운명을 결정 짓는 내 주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여행을 가는 게 좋고 잠자고 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유권자들이 아직은 너무 많다.

 

IMF를 겪었던 세대는 알겠지만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결정 될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행정 오류를 잡아 주고 독주를 견제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총선이 대통령 선거 만큼이나 중요한 이유다. 또 지방선거는 나의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해서 내 고장의 살림을 책임질 단체장을 뽑고 그를 견제하고 감시 할 기초 의원들을 선출한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을 보자. 요금을 올리겠다고 하자 서울시는 적절한 이유를 들어 요금 인상을 막았다. 만약 시장이 부도덕해 메트로9와 결탁해 요금 인상을 받아들였다면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은 더 늘었을 것이다. 지방선거는 당장에 내 살림에 영향을 준다. 높고 의리의리한 빌딩이 들어서고 화려한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 변화가 아니다. 우리의 인권을 존중 받고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 주는 친서민적 행정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진정한 변화인 것이다.


 

2008년 6.4재보궐선거 결과

내 한표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내 한표가 후보의 당락을 결정 지을 수 있다. 이런 극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득표차가 거의 없는 초박빙의 선거구가 많았다. 기초단체는 중부권에서 거의 모든 곳에서 근소한 표차이로 접전이였고 부산에서 조차 근소한 차의 접전이 있었다. 재미 있는 사례로 치부하고 넘기기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군수, 시장, 도지사는 지자체의 세금을 운용해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살림을 꾸려간다. 의원들은 이들이 적절한 곳에 세금을 쓰고 행정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지 시민을 대표해서 감시하고 때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인물을 결정하는데 내 한 표는 결정적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의 애를 태웠던 강원도와 충청도 득표율을 보면 표 차이가 크지 않다는 걸 볼 수 있다. 밤새도록 개표 상황을 지켜 봤는데 충북은 새벽 5시가 넘어서야 당락이 유력해 졌고 강원도는 아침 6시까지 1% 득표율 내에서 누구 하나 우세하지 않고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다 근소한 차이로 7시 무렵 당락이 결정 됐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초접전 선거였다. 어느 한쪽으로 힘이 기울지 않고 시민들이 소신 투표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충청도는 지역색 없는 곳이다.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이 바뀐다. 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내 고장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하고 있다. 그결과 충청도는 정치인들을 긴장 시키고 중앙당이나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 해가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의 민심은 바뀌기 시작했다. 첨복단지 유치를 희망하고 유력한 후보지였던 강원도가 그것이 무산 되자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것이 계기가 됐다. 우리 것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람들을 시기하고 반목하기 보다 그들을 배우고자 했다. 충청도를 배우자, 저렇게 하니 정치인들도 관심을 갖어주는 구나 하는 걸 알게 된 것이다.


2011년 강원도지사 보궐 선거에서 확고한 강원도 민심을 보여줬다. 2012년 4.11 총선 당시 여당 대표가 강원도를 수시로 방문했고 선거 전날 예고 없이 불시 방문까지 하면서 지지를 호소했고 공약을 확인했다. 그전까지 강원도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였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어차피 고정표가 있었기 때문에 중앙당이나 정부 차원에서 강원도민에게 애써가며 지지를 호소하지 않았다. 그렇게 총선을 치루고 강원도는 아주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선거 행사가 있다. 대통령, 국회의원, 지자체. 각각 하는 역활에 차이가 있다. 지역 이기심이나 당리 때문에 묻지마 투표를 한 다면 나와 국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번 충북, 강원, 충남, 부산, 경남 선거를 보면 박빙이거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 됐다. 힘의 균형이 맞춰 졌을 때 정치는 시너지 효과를 갖어온다. 잡은 고기에 미끼 안 준다는 말이 있다. 묻지마 투표는 저들에게 시민은 붕어로 보여지게 할 뿐이다.


이번에 강원도는 "선거는 이런 것이다" 하는 걸 보여줬다. 밤새도록 0.5% 차이를 유지하며 선두를 다투며 끝까지 힘의 균형을 맞췄다. 이런 선거가 앞으로 계속 된다면 사람들은 나 하나 쯤 없어서도 어차피 될 사람이 되겠지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투표하지 않으면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떨어 질 수 있겠구나 위기감을 갖을 것이고 내 표가 가치 있다는 걸 깨달 게 될 것이다. 이건 투표율을 상승 효과를 갖어온다.




선거의 아주 좋지 않은 사례다.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 혐오를 불어 일으키게 한다. 과거에 우리나라 선거는 이런 형태가 많았다. 지역색이 강해서 투표가 끝나면 서로 상처만 남는다. 내가 찍어도 어차피 안 될 거야, 내가 안 찍어도 어차피 당선 될거야, 이런 정치 무관심을 갖어오는 결과를 낳았고 투표율이 4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이제 사람들은 웬만하면 고등교육 다 받았고 옛날처럼 글씨를 몰라 투표용지 칸 보고 투표하던 시절도 아니다. 국민은 21세기형으로 변모 했는데 정치인들은 아직도 20세기 낡은 정치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줘 표를 갈취해 가려는 선거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위의 두 지역도 이젠 시대의 흐름을 읽고 앞으로 변화의 시도를 갖어와야 할 것이다. 상대 후보를 원색 비난하는 네거티브 후보가 이번에 대거 탈락했다. 성숙해가는 유권자의 수준만큼 정치인도 이제 눈 높이를 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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