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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연탄난로로 버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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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물점 아저씨께서 이렇게 양철로 된 것보다는 주물로 된 것이 더 따뜻하고 오래 간다고 하신다.
그러나 내년에도 연탄난로를 때리란 보장도 없고 어차피 연료비 절약하기 위 해 때는거기 때문에 가능한 돈을 아끼고 싶었다.
예전에 시골집에서 살 때 연탄난로를 땠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크게 낯설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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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5일 처음으로 연탄 130장을 들여왔다.
날짜가 보여주듯이 크리스마스였다.
그러나 내겐 그냥 휴일 중 하나였다.
연탄 배달 온 아저씨는 아들인 듯한 사람과 함께 왔다.
원래 2층까지는 420원씩인데 3층이라 450원은 받아야겠다고 하신다.
그냥 1층에 쌓아둘 수 없어서 힘들더라도 3층까지 쌓아 달라고 했다.
두 부자가 한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130장을 날라줬다.
배달이 끝나고 커피 한 잔씩 대접해 드렸다.
그리고 500원씩 계산해 드렸다.
그래봐야 6천원 더 드린거다.
사실 나는 두 부자가 열심히 땀흘리며 함께 일하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나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그 아들이 눈물 나도록 질투나고 부러웠다.
내게 아버지가 있었다면 이런 노동쯤은 차라리 행복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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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연탄불을 때던 기억이 있어서 나는 누구보다 연탄불 관리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항이다.
좀처럼 불이 붙질 않아 번개탄 한 줄을 거의 다 써내려갈 쯤 인터넷을 뒤져서 겨우 방법을 알아냈다.
그러고 이제 두 달이 되어가는데 번개탄 4줄은 썼다.
시간맞춰 연탄을 갈아준다는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연탄불을 때며 어머니 생각을 많이 했다.

추운 겨울 화장실을 가기위해 밖을 나서면 가끔 새벽에 연탄불을 갈러 나오신 어머니를 본적이 많았다.
연탄불 갈러 나오셨구나 하며 나는 그냥 방으로 들어가 무심히 잠들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였는지를 알거같다.
그 추운날 자식 추울까봐, 연탄 몇 장 땐다해도 지금의 가스나 석유 난로처럼 뜻뜻하지도 않고 냉기나 조금 가실정도인데 어머니께서는 불구멍 열어두고 새벽도 마다 않고 연탄불을 갈고 계셨던 것이다.

이제 연탄이 20여장 남았다.
열흘정도 때면 없어질거같다.
석유값 비싸서 연료비 절약한답시고 연탄난로를 놓은 것이지만 지난 2개월간 생각해보니 연탄난로는 그 열기뿐만 아니라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거같다.

요즘 너나없이 살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입으로만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열심히 사는거 같지 않다.
추운 한 겨울 새벽에도 자다 일어나 연탄불을 가는 수고로움에도 불평하지 않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산다면 뭐든 성공할 수 있을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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