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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한바퀴 돌아보니 살인적인 불경기 실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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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서 이렇다할 계약건이 없었다.
몇개 문의는 들어 왔으나 아무래도 비용면에서 부담이 있나보다.
뜻하지 않게 한가한 가을을 맞고 있다.
월말에 다가올 카드 청구서와 세금, 각종 보험금이 걱정이다.

시내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형님이 있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지만 동물병원도 꾀나 불경기인가보다.
동물병원 주변 상가들을 훑어보니 빈 자리가 많다.
토요일 오후임에도 거리는 한산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손님들로 병원이 북적북적 했던 곳이였다.
컴퓨터 대리점을 하던 형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간판 회사로 취직했다.
연매출 2억에 마진 10%이고 세금이 10%이니 1년 일해서 0원 수익이다.
간간히 들어오던 A/S 건으로 버텼는데 힘들었나보다.
차없는 거리를 조성하면 유동인구가 많아져 형편이 좀 나을거라는 안경점 사장님도 매달 상가 임대료가 버거운가보다.

가을 바람이 선선하기도 하고 기분도 우울하던 차에 시내 몇 곳을 더 돌아보기로 했다.
문이 닫힌 상가, 사무실들이 눈에 띈다.
짓다만 건물들도 흉물처럼 방치 되어 있다.
촌에서 그나마 좀 산다는 사람들이 들어간다는 브랜드 아파트 근처 상가들도 한산하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간판집 사장님 말씀이 요즘은 창업하려고 간판까지 걸어 줬더니 간판 값 떼먹고 야반도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레미콘을 운전하는 동생은 일이 없어 매일 앓는 소리다.
그냥 앓는 소린 줄 알았는데 중단된 공사장이 많은 걸로 봐서 엄살은 아닌거 같다.

당장 나를 보더라도 올해를 넘기면 사무실을 정리해야 되나 고민이다.
다달이 나가는 사무실 유지비, 세금도 버겁고 일거리는 점점 줄어든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사람들도 까칠하고 나도 예민하다.
밥은 굶지 않으니 그래도 먹고 사는거라고 생각 했는데 주변을 돌아보니 당장 먹거리와 잘 곳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뉴스에서는 연일 회복되는 경기의 희망찬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분위기 익숙하다.
IMF 직전 1995년, 1996년의 분위기가 딱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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