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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은행, 학위신청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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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딱 2년전 요맘 때 우연히 친구로부터 학점은행 제도를 알게 됐다.
당시엔 방송통신대학을 몇 번 포기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도전하고자 했던 시기였다.

2000년, 학교를 졸업할 당시엔 전문대 나와도 실력이 있으면 다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랬다.
실력이 있으면 학력에 관계 없이 누구나 똑같은 선에서 출발 할 기회가 있었다.
그렇게 사회 경력이 1년, 2년, 3년 쌓여 가던 무렵 학벌이 받침이 안되는 실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졸업과 동시 편입했던 다른 친구들은 졸업 후 내가 3년 이상 쌓은 경력으로는 들어 갈 수 없는 회사에 취직하고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꾸려가고 있었다.
나도 방송통신대학을 편입했었으나 누구나 쉽게하는 변명인, 일하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또 무의미한 시간을 허비하던 때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2007년 02월.
나는 시간제 학점 이수를 위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 과학과, 서울디지털대학교 e-BIZ과 두 곳을 동시 등록 했다.
산업기사 자격증은 이미 있었고 또 다른 자격증 하나와 30점 정도의 모자란 학점만 이수하면 학위 신청이 가능했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1년 안에 이 모든 것을 끝내기로 작정했다.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니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것만이 아니였다.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방통대 과목도 수월하게 이수했다.
자격증(전자상거래관리사2급) 필기도 한번에 합격을 했기에 실기 시험과 2학기 학점만 모두 이수한다면 계획대로 모두 한번에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격증 실기시험을 보던 컴퓨터가 오류가 생기면서 답안이 제대로 저장이 됐는지 안됐는지 모른채 제출 한 것이 불합격이란 결과를 낳았다.
1년 안에 끝내겠다는 계획은 일단 무산이 됐다.

2008년 03월.
이제 자격증 실기만 합격하면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에 학점 인정 결과와 학위 신청 조건을 다시 확인 하다 매우 난감한 사실을 알게 됐다.
자격증을 포함 총 이수한 학점은 150학점이 넘었지만 교양에서 4학점이 부족했던 것이다.
나는 컴퓨터 공학 전공이였기에 e-Biz과에서 들은 경영, 경제, 마케팅 과목이 당연히 교양 과목으로 인정이 되는거라 생각했으나 다른 과의 전공 과목은 교양이 될 수 없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교양과목 2과목을 들어야 했다.

2008년 05월.
다시 자격증 실기 시험을 치뤘다.
조심에 조심,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여 7월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2008년 10월.
나머지 교양과목 학점과 자격증 학점 인정 신청을 마쳤다.

2008년 12월.
1년만에 모든 걸 끝내겠다는 계획은 무산 되었지만 2년에 걸쳐 학점을 모두 이수하고 학위 신청을 할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에겐 4년제 학위를 받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겐 의미가 큰 또 하나의 성과였다.
어린 학생들 중엔 수능시험을 피하고 전문학사를 이수해 편입할 목적으로 학점은행제를 많이 이용한다.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말 할 수 없지만 몇몇 대행사들이 노골적으로 수능 시험 없이 대학에 편입 할 수 있다는 방법으로 학점은행제를 홍보하면서 수익 사업을 하는 것같아 약간의 반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런 대행사들은 학점은행제를 통해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학위를 취득하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처음엔 쉽게만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돌아보면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PC방에서 친구와 함께 시험을 대리 한다거나 리포트를 배낀다거나 하는 것 없이 모든 것을 내 스스로 해결하고 계획대로 공부하면서 나름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경험으로 남는다.

이제 2009년 2월이면 학사학위 증서를 받게 된다.
처음 시작 할 때 목적은 나도 이력서에 4년제 대학을 표기해 보자는 것이였지만 욕심이 생긴다.
2009년 후반기 대학원 입시를 위해 영어책을 꺼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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