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프로그래밍을 시작한지 올해로 만 13년이 됐다. 초등학생 때 처음 Basic을 독학했고 고등학생이 되서 다시 프로그래밍에 입문해서 대학 전공까지 10년 동안 수많은 프로그램들을 만들면서 내가 웹프로그램을 하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학창 시절 나의 철학은 확고했다. 사람을 이롭게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던 시기였다. 그건 마소에서 읽었던 안철수 원장의 인터뷰 영향이 크다.
2000년, 나는 졸업과 동시에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교수님의 권유로 후배들과 창업동아리를 시작했고 졸업 후에도 그 팀을 꾸려나갔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졸업하기 전부터 나는 웹메일에 편지지와 배경음악 기능을 결합한 멀티미디어 형태의 메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에 돈 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하청을 받아야 한다는 후배와 교수님의 의견과 마찰이 생겨 결국 팀은 와해되고 말았다. 첫번째 창업 실패는 그렇게 어이없게 찾아왔다.
내가 프로그래밍을 했던 모든 생애 중에 그 3, 4년 동안은 가장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코피가 나는 것조차 즐거움이였다. 머리가 복합 할 때는 16진수 ebcdic 문자 코드를 외웠다. 불필요한 행동이였지만 기계어를 원시적으로 접근 할 때 복잡한 생각들이 단순하게 정리가 되는 거 같은 가벼움을 느꼈다. 그랬던 내가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와서 세상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프로그래밍에 내 현실을 반영하게 된 것이다.
창업도 실패하고 취업했던 회사에서도 나왔다. 다시 취업을 해도 프로그래머를 하등하게 대하는 경영자들과의 마찰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PHP를 만나게 됐다. 웹프로그래밍은 ASP, Perl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던 내게 PHP는 클리퍼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설렘을 주기에 충분했다.
무작정 책을 한 권 사서 그 자리에서 3번 정독했다. 직접 코딩하면서 실습을 하기 전에 이론을 먼저 습득하고 개념을 파악하는 건 내 방식이였고 지금도 새로운 것을 접할 때는 책을 사서 머릿말부터 정독을 시작한다. 작가의 말은 매우 중요하다. 책을 쓰면서 작가의 의도와 집필 방식을 안다는 건 강의실에서 처음 만나는 새학기 교수님의 강의 성격을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과 같다.
프리랜서가 되리라 결심하고 맏게 된 첫 작품은 쇼핑몰이였다. IMF 직후 쇼핑몰 창업이 왕성하던 때였다. 쇼핑몰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는 2주가 걸렸지만 오류를 수정하는데 3개월이 걸렸다. 쇼핑몰이라는 게 돈을 거래하는 곳이기 때문에 어느 프로그램보다 신중하게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인데 학창시절 공부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했기 때문에 계산 착오들이 많았다. 그 후로 나는 몇 년을 쇼핑몰 전문 프로그래머가 됐다. 수입도 괜찮았고 굳이 직장을 다녀야겠다는 필요를 못 느꼈다. 그러나 자본으로 밀고 들어오는 분양몰들이 유행하면서 독립몰은 사향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달에 5만원이면 되는 쇼핑몰을 수백만원씩 투자해서 만들려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이건 시간이 흘러 다시 유행이 바뀌게 되지만 나는 쇼핑몰 외의 것들을 하고 있었다.
13년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IMF는 끝났다고 하는데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무점포 사업이라며 웹프로그램의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업무의 편리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보다 창업을 위한 웹프로그램을 주로 만들게 됐다. 수요가 늘면서 개발자도 양성되기 시작했다. 6개월 단기 코스로 학원을 다니거나 독학해서 프리랜서 시장에 뛰어든 개발자, 웹디자이너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다. 과거에는 대 자본과 경쟁해야 했는데 이제는 동료들끼리 경쟁하게 됐다. 실력이 부족한 개발자들은 프로젝트 진행 중에 연락을 끊어 의뢰인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하고 의뢰인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개발자들에게 제작비를 떼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서 개발자와 의로인 사이에 불신의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나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의뢰를 받아 견적을 내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납품하고 잔금을 받고 하는 과정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였다.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였다. 회사를 차렸을 때 직원을 관리하면서의 어려움과 몇 번의 사기 끝에 다시 주저 앉기를 반복했다. 남는 건 빚 뿐이였다.
개발자들은 세상물정에 대체로 어둡다. 이것저것 재고 따지는 일에 서툴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게 몇 달 공부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대체로 인생의 절반, 혹은 초보라 할지라도 수년동안 밤을 새워가며 책과 씨름하고 컴퓨터 앞에서 코피를 흘렸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온통 알고리즘과 명령어들로 가득하다. 세상을 배울 시간이 없다. 세상물정 밝은 사람 눈에는 어수룩해 보이기 그지 없다. 잔금을 떼먹어도 프로젝트를 하면서 최선을 다했으니 거기에 만족하자는 개발자들의 순수한 마음을 악용하는 사기꾼이 들끓기 시작하면서 이제 그런 순수한 열정으로 프로그래밍을 하겠다던 사람들은 수가 줄어들고 있다. 구인 광고 몇 년을 해도 프로그래머를 구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프로그램은 당연히 앉아서 만든다.
내가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잘 못들었나 싶을만큼 내 귀를 의심했다.
"앉아서 하는 일이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많은 개발자들이 의뢰인, 혹은 상사에게 비하하는 말을 듣게 된다. 내가 들었던 수많은 비하 발언 중에 이 말이 단연 으뜸이였다.
"앉아서 하는 일이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서서 프로그램 짜면 우리 가치를 인정해 줄까?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지식 산업이다. 우리는 매일 공부하지 않으면 웹프로그래밍을 할 수 없다. 요즘은 스마트폰, 테블릿 종류들이 많아지면서 플랫폼의 가지수가 수백개가 된다. 이 환경들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손바닦만한 화면에 보여지는 작은 페이지만 보고 우리의 일을 예측한다. 모니터에 보이는 단순한 그 화면 하나를 구현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밤새워야 하는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프로그래머 중에는 단연 웹프로그래머의 수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책 한권과 그누보드만 다룰 수 있다면 누구나 홈페이지 하나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100만원을 받고 회사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 납품하고 돈을 받을 수 있다. 그 사람도 프리랜서라고 할 수 있다. 의뢰인이 이런 프리랜서를 잘 못 만나게 되면 계약금을 떼이고 개발자는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이 개발자가 연락을 끊었다고 해서 다른 개발자를 찾는 게 어려운 건 아니다. 돌아서면 또 다른 개발자들은 얼마든지 있다. 지금도 개발자는 차고 넘친다. 웹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사람도 많다. 흔한게 웹프로그래머다.
너무 많은 웹프로그래머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건 의뢰인의 몫이지만 그 일이 결코 쉽지가 않다. 의뢰인은 조금이라도 단가를 낮춰볼 요량으로 웹개발에 대해 아는체를 하지만 앞에 있는 개발자의 실력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포트폴리오를 참고하기도 하지만 그런 건 얼마든지 허위로 작성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갑의 위치에 선 의뢰인들은 프리랜서 개발자들을 하양 평준화 시켜 평가하게 된다.
수년 전 부동산 프로그램을 하나 개발해 준적이 있다. 합자회사 형태라 인트라넷 프로그램까지 1천3백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유지/보수 비용이 2, 3백 정도 더 들었지만 이 회사는 그 프로그램을 연동한 사이트를 오픈하고 매출이 3, 4배가 뛰었다. 가상현실을 제공해 주고 있었던 덕에 소비자는 빈 방을 직접 찾아다니지 않아도 내부 구조를 실사로 볼 수 있는 기능이였다. 또 가구들을 실제 크기에 맞춰 배치해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 됐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면서도 의뢰인과 갈등이 심해서 다시는 부동산 업자와는 거래 안하겠다고 혀를 둘렀다. 어쨌든 매출이 몇 배로 뛰다보니 인근 중개업자들로부터 시샘을 많이 받았던 거 같다. 두어명의 중개업자가 우리 사무실을 찾아와 똑같은 홈페이지를 만들어 줄 수 있냐고 견적을 내러 왔다. 그 사이트가 1500만원이 들었다고 하니 사람들은 나를 사기꾼이라며 돌아섰다. 다른데 비교견적을 냈는데 거긴 150만원이면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했단다. 한 달 뒤에 찾아와서는 자기 사이트를 보여주면서 150만원에 만들었다며 나에게 정직하게 사업하라는 충고를 아끼지 않고 갔다. 그리고 다시 한 달 뒤에 자기가 잘 못 했다면서 300만원을 선불로 줄테니 지금 것보다는 조금만 더 좋게 만들어 줄 수 없냐고 찾아왔다. 내가 왜 150만원 짜리 홈페이지를 안 만들려고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는 말도 덧붙힌다. 내가 1500만원 견적을 냈을 때 비교 견적을 냈다던 다른 업체에서는 의뢰인과 쿵짝이 맞아 나를 사기꾼이라 했을지 모른다. 그러면서 자기는 1/10 가격으로 해 줄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모두 누워서 침뱉기라는 걸 그 초보 웹에이전시 업체는 몰랐던 것이다. 홈페이지 제작자들이 지금도 너무 흔하다보니 서로 알지도 못하는 가상의 경쟁자와 출혈경쟁,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사람마다 금액에 차이가 있겠지만 얼토당토 않는 가격을 제시하는 의뢰인이 가끔 있다. 내게 찾아 왔던 사람 중에는 30만원에 쇼핑몰을 만들어 달라는 사람이 최저가였다. 300만원에도 힘들다고 하니 옐로우***라는 회사에서는 30만원에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당신이 실력이 좋다기에 일부러 찾아온 것이라고 한다. 이럴 때는 어떻게 이 사람을 상처 받지 않고 돌려 보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거품이 심하다며 한 마디 남기고 조용히 돌아가면 그나마 나은 사람이지만 보통은 사기꾼 아니냐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학원 홈페이지는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어간다. 소소한 기능들을 요구하는 것도 많아 프로그램 작업이 많다. 예제로 보여준 사이트는 얼핏 봐도 800~1000만원은 필요해 보이는데 이걸 100만원에 당당하게 의뢰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의뢰인이 홈페이지 제작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정도 가격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100만원도 큰 돈일 수 있다. 홈페이지나 프로그램의 단가는 거의 공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의뢰인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 프리랜서나 웹에이전시들이 가격 정보를 일부 공개하면 고객들도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되기에 서로 불편한 상황을 줄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내가 300만원이라고 공개하면 이웃 업체에서 250만원을 제시하면 나는 경영을 포기하거나 더 낮은 단가를 제시해야 한다. 통계청에서 발표하고 있는 IT 개발자 평균 노임을 기준으로 소규모 프로젝트는 가격을 정찰 시킬 필요가 있다. 각자 수준에 맞는 평균 노임을 바탕으로 기준을 세워 가격을 결정하고 고객의 혼란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영업 사원은 계약이 곧 실적이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보다 계약의 성사를 먼저 따지게 된다. 영업 사원들은 의로인이 요구하면 일단 승락한다. 그 일이 얼마나 개발자를 고되게 하는지 모른다. 계약을 성사 시켜 수당을 받겠지만 개발자는 커피와 담배를 쌓아놓고 밤샘 근무에 몸을 혹사 시켜야 한다. 그런 일로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영업 사원, 혹은 사장이 프로젝트 계약을 위해 흥쾌히 받아들인 의뢰인의 요구 사항은 개발자의 혹사로 이어진다는 걸 상기해야 한다.
요즘 구인 사이트를 보면 개발자를 구한다는 회사가 많다. 몇년을 구인 공고를 내고 있지만 원하는 사원을 뽑지 못하는 회사도 부지기 수다. 개발자 수가 예전보다 훨씬 줄은 이유도 있지만 회사는 만능 사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지원을 꺼린다. PHP, JSP, ASP, JAVA, HTML5, CSS3, 포토샵, 플래시 능통자를 뽑는 회사에 지원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몇이나 있을까? 혹 그런 스펙을 갖춘 개발자가 있다면 굳이 회사에 들어가는 것보다 프리랜서를 하는 게 월급 몇 배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만약 좋은 개발자를 원한다면 회사도 눈 높이를 낮추고 인건비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리라. 상사가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면 개발자의 노고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회사에서 견디다 못해 퇴사한 개발자들은 프리랜서를 택하게 되는데 프리랜서는 정글과도 같은 곳에서 키보드 하나로 살아가야 한다. 사회인 시선으로 볼 때 개발자는 순진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 1, 2년 독학해서 어설프게 개발자가 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 하나만으로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하고 있는 일, 그것밖에 모른다. 그런 순수한 열정을 짓밟고 등쳐 먹으려는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정글에서 버텨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런 걸 사회생활이라고 한다. 회사에서는 상사 몇 명에게 시달림을 받지만 정글로 나오게 되면 의뢰인 모두가 나의 상사가 된다. 그래서 대안으로 통닭집을 떠올린다.
나도 한 때는 점포 사업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통닭을 좋아하기 때문에 배달을 시켜 먹을 때마다 나는 다르게 한번 튀겨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조리법을 연구할 때가 있다. 파, 마늘, 간장은 이제 포화 상태니 다른 퓨전 아이템을 고민하며 메모를 한다. 그리곤 쓴 웃음이 난다. 나는 닭집을 하기 위해 수십년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던 게 아니다. 가능하다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외국에서는 60세가 넘어서 현업에 종사하는 개발자가 흔하다. 우리나라는 30세가 넘어가면 경력직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 때문에 퇴직을 시키고 인건비 저렴한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데 그만큼 회사에서는 고급 개발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해 회사에서는 누구나 쉽게 개발하고 당장에 돈 몇 푼을 벌어 들일 수 있는 프로젝트만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갈 곳 없어진 고급 개발자들은 모두 통닭집에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지만 회사에서 내쳐진 고급 개발자들은 창업을 했거나 프리랜서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의 실력이 아주 높거나 아주 낮거나 극단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2011년을 마지막으로 나는 하청 받던 일들을 모두 정리 했다.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프리랜서나 업체의 일만 간간히 봐주고 있다. 그리고 10년이 넘도록 내가 만들어 보고 싶었던 내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다. 그것들을 세상에 내 놓을 때 비로소 뿌듯함을 느꼈다. 2년 동안 마음 놓고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작업들을 해 볼 수 있었다. 어느정도 자신감도 회복 됐고 다시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지쳐있는 많은 프랜서들에게 권하고 싶다. 당장에 주머니 사정은 힘겨워 지겠지만 짧게는 6개월, 혹은 1년 정도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해 보길 권한다. 공부를 하거나 그동안 남에 프로그램만 만들어 오다 정작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린 사람은 다시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어 봤으면 한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내게 상처만 주는 의뢰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도 20대 젊었을 때는 의도치 않게 돈을 떼먹게 된 적도 있고 더 잘 해 줄 수 있었지만 귀찮아서, 혹은 의뢰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성실하지 못했던 적도 많았다. 반면 내게 용기를 주고 사회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많은 사장님들이 있다. 결과물이 만족 스러우면 보너스와 맛있는 식사까지 제공해 주던 고마은 의뢰인이 사실은 더 많다. 그런 분들을 떠올리면서 내가 개발자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어보고자 한다.
그건 투정이다. 내가 힘들었으니 너도 힘들게 뻔하기 때문에 개발자 되지 말고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한다. 그건 나 힘든 거 알아 달라는 투정에 불과하다. 돈을 보지 말고 내가 개발자가 되려는 의지와 목표만 상실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건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
후배들 중에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하루라도 더 빨리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루 앞서는 사람이 1년을 앞서 갈 수 있고 남들보다 하루 빨리 시작해야 겨우 남들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생각한 그 순간 책을 펼치고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IT 개발시장이 어둡지 않냐며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나라 IT 개발 시장의 미래는 지금 막 책을 펼치고 for...next문을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 하나, 지금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명령어 하나를 덜 외우더라도(그건 검색하면 되니까) 영어 공부를 잊지 말라고 충언하고 싶다. 앞으로는 더더욱 프로그래밍 세계에 국경이 사라지게 된다. 지금도 외국의 커뮤니티에서 개발 정보를 공유하고 외국인들과 국경 없이 지식을 나누고 있다. 더 많은 개발 노하우와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이제 영어는 필수가 돼야 한다. 내 소비자는 국내에만 있지 않다. 애플의 앱스토어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이미 외국의 개발자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거리낌 없이 값을 지불하고 구입한다. 반면 외국 사람이 국내 개발자의 프로그램을 소비 할 수 있다. 이제 프로그램의 소비는 국경이 없다. 웹 시장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외국 사이트에서 프로그램과 디자인 소스를 구입해서 사용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반대로 외국의 개발자도 국내에서 생산 된 프로그램이나 디자인 소스들을 구입해서 사용 할 수 있다. 만약 외국어가 능숙하게 된다면 굳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 IT 시장과 상관 없이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경제 활동이 가능해진다.
http://wordpress.org/ (http://wordpress.org/support/forum/plugins-and-hacks)
http://jquery.com/ (http://forum.jquery.com/)
예를 들어 위의 두 개 사이트는 워드프레스와 제이쿼리를 개발한 사람(회사)이다. 여기서 우린 많은 정보와 자료들을 얻는다. 두 사이트만 보더라도 왜 개발자가 영어를 배워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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