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궁축농증 수술, 스켈링 그리고 애완동물 등록까지 다사다난 했던 일주일

728x90
반응형

2005년 5월 20일.

생후 40일쯤 된 미니핀을 처음 대면하게 될 때도 이렇게 오래 시간을 함께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분양되기 전 일주일 정도 임시 보호를 맡아 주기로 했었다. 내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기도 힘들던 때라 애완동물을 키울 계획은 내 인생에 없었다. 일주일 후에 입양 될 계획이였지만 약속 했던 사람이 입양을 포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맡아 키우게 됐다. 처음엔 정말 버릴 수 없어서 키우게 됐고 임자가 나타나면 입양 보내자는 생각으로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9년이 됐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맡게 돼 처음엔 서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지금은 내 인생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니핀 특성 중 하나가 식탐이다. 단모종들은 거의 비슷한 습성을 갖고 있는데 미니핀은 유독 심한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먹는 건 항상 신경을 쓰지 않으면 과식을 하기도 하고 먹지 말아야 할 것도 덥썩 물어가 일단 삼키고 본다. 며칠 전에도 어머니께서 드시던 삶은 고구마를 몇 조각 얻어 먹었다고 하는데 채한 것처럼 힘이 없고 눈이 풀려 있다. 몸에서 열도 난다. 자주 보던 증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상비약을 먹인 후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그런데 사흘이 지나도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는다.

 

■ 자궁 축농증

이번엔 유독 생리를 심하게 하는 줄 알았다. 생리 기간에 채하기까지 해서 몸이 더 안 좋아진거라 생각 했다. 생후 1년이 넘어서서는 생리 기간에 자기가 청결을 관리하기 때문에 흘리고 다닐 정도는 아니였는데 이번엔 방 바닦에 흘릴 정도로 양이 많았다. 보통은 비릿한 냄새가 나는데 이번엔 시큼한 냄새가 나는 거 같았다. 그리고 평소보다 물을 많이 먹는다. 너무 덥게 해 줘서 갈증이 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또 하루를 보냈는데 기운이 좀 도는지 사료도 잘 먹고 움직임이 좋아졌다.

눈에 난 잡티도 제거하고 스켈링도 할 겸 병원을 찾았다. 집으로 돌아와 기다리고 있는데 한참 후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상으로는 배에 충농증이 생겼는데 지금 마취가 풀리기 전에 수술을 해야겠다고 한다. 충농증? 코에 생기는게 왜 배에 생기지? 수술이 다 끝난 뒤에 설명을 들으니 자궁 축농증이란다.

 

이 녀석을 키우면서 나름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 했는데 나의 무지로 인해 그동안 고통을 겪어야 했다. 꽤 아팠을 거란다. 스켈링을 마친 뒤에 초음파 검사를 하던 중에 축농증을 발견하게 됐다. 더 늦지 않은게 다행이였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는 한 번은 새끼를 낳는 게 좋다고 해서 그럴 계획이였다. 한 마리는 내가 키우더라도 다른 새끼들은 분양을 해야 되서 끝까지 책임지고 키워 줄 수 있는 믿을만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1년, 2년이 흘러 지금에까지 왔는데 돌이켜보니 진작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게 후회 된다. 병원에서 설명하기로는 자궁이 임신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는 시기에 임신을 하지 않아 자궁이 세균에 감염 된 것이라 한다. 혈관이 터지기라도 하면 패혈증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해줘야 한다고 한다.

 

자궁축농증의 증상은 하혈하는 것처럼 묽은 고름을 쏟아내고(이건 우리 강아지의 경우이며 다른 강아지는 없을 수 있다고 함) 배가 단단하면서(그래서 채한 줄 알았음) 기력이 없고 눈을 잘 뜨지 못한다. 그리고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체온이 높다.

 

 

오늘 수술하고 1주일만에 실밥을 풀었다. 수술 후 첫날 새벽에 마취가 풀려 걸어 다니긴 했는데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다. 수술하고 나흘만에 뛰어 다니기 시작했다. 가루약을 먹일 때는 뉴트리젠에 섞어서 주니 어렵지 않게 잘 먹일 수 있었다.

 

  

다음 예방 접종 때까지는 병원에 갈 일이 없을 거 같아 애견 등록까지 하고 왔다. 큰 수술 받은 후라 다시 바늘로 찌르는 게 안스러워서 칩은 팬던트 형태로 했다. 미니핀이 하기에는 생각보다 커서 목걸이로 걸면 조금 불편해 한다. 다행인 건 전에 하고 다니던 연락처 팬던트 보다는 가볍다. 바코드 스티커 하나는 병원에서 보관하고 다른 하나는 견주가 보관하게 되는데 칩 뒷면에도 똑같은 일련번호가 세겨져 있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 : http://www.animal.go.kr

홈페이지에서 등록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처리 기간이 2,3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이 부분은 개선이 되었으면 한다. 등록이 완료 된 후에는 직접 정보를 변경하거나 출력 할 수 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