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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론면 법천사지, 거돈사지, 흥원창을 둘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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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천사지

 부론면 손곡리에는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이야기가 많다. 허균의 스승 손곡 이달 선생의 이야기부터 신라말, 고려초 번성했던 불교 유적지가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손곡리와 인접한 법천리에는 법천사지가 있으며 역사적 가치가 큰 유적지기도 하다.

 학창시절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자주 다녔던 곳이긴 하나 유심히 살펴본적이 없어 마음먹고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섰다.

 

법천사지 당간지주

 

 

 

법천사지는 마을 전체가 절터라고 할 만큼 규모가 크고 넓다. 아쉽게도 발굴작업과 복구 작업은 아직 미비한 상태이긴 하나 원주시에서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지방 문화재 관리를 담당하는 관청들의 숙제이기도 하지만 규모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라 여겨진다.

 

수령을 가늠하기 어려운 고목이 법천사지 입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보기엔 죽은 나무 같지만 여름이면 잎이 무성해 오가는 사람들에게 넉넉한 그늘을 제공해 주고 있다.

 

 

지광국사탑비로 오르다 보면 곳곳에 이런 돌무더기들이 쌓여 있다. 다시 복원에 쓰여질 것인지 계획 없이 방치 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흐릿한 문양들이 세겨진 것들도 발견 할 수 있다. 탑비 앞으로 건물이 있었던 흔적들이 있지만 법천사지에 남아있는 건물은 없는 상태로 터만 남아 있다.

 

 

지광국사탑비가 국보였다는 사실은 이번 방문을 통해 알게 됐다. 원주에 남아 있는 유일한 국보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조각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걸로 봐서 용이 아닌가 싶다. 다른 것들은 훼손이 심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다.

 

 

 

 

나무로 만들었다고 보여질 만큼 무늬가 정교하고 섬세하다. 천년이 넘는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지광국사(984~1067)의 사리를 모셨던 현묘탑은 1912년 일본으로 반출 되었다가 1915년 돌려 받았지만 지금 경복궁 경내에 세워져 있다고 한다. 현묘탑은 현묘탑비와 함께 있어야 그 본연의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되는데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

최근 중앙박물관을 건립하면서 각 지역에서 수백, 수천년을 뿌리내리고 정기를 받아왔던 문화재들이 중앙으로 강제 이송 되었다. 그 지역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문화재는 그 자리에 있어야 비로소 그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루빨리 수도로 옮겨진 문화재들이 제자리로 찾아오기를 바란다. 중앙박물관이 문화재 약탈국 일본과 뭐가 다를까 싶다.

 

법천사지 더 보기 ☞

현묘탑비로 가는 계단

 

탑비 아래쪽에 샘물이 있고 여기서 수로가 다시 시작 된다.

 

 

 

 

오래전에 방문 했을 때보다 복원도 많이 진행 돼 있고 관리도 잘 되고 있어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우리 고장의 문화 유산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건 누구에게나 자랑일 것이다.

 

 

법천사지 파노라마 (클릭 후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당간지주 사진을 분실하여 다음에 추가 촬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간지주 보기 ☞

 

 

 

거돈사지

거돈사지는 법천사지와 4Km 남짓 떨어져 있으며 도로 확포장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졌다. 거돈사지는 부론면 정산리에 소재하고 있다. 신라시대에 건축 됐으며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거돈사지 더 보기 ☞

 

계단을 오르면 거돈사지 삼층석탑을 마주 할 수 있다.

 

단아한 자태의 거돈사지 삼층석탑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비

거돈사 오른쪽에 있으며 원공국사의 행적이 기록 돼 있다.

 

 

거돈사 원공국사승묘탑 (재현)

원공국사승묘탑 보기 ☞

거돈사에서 입적한 원공국사의 묘골이 모셔졌지만 법천사지의 지광국사승묘탑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도적질 해 갔다 해방 후에 경복궁으로 옮겼지고 지금은 중앙박물관 야외 전시관에 세워져 있다고 한다. 현재 거돈사지의 승묘탑은 2007년 원주시에서 재현한 모조품으로 이 또한 하루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 그 역사적 가치를 돼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거돈사지 파노라마(클릭 후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흥원창

부론에서 섬강을 따라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해가 질 무렵이면 붉게 물든 섬강위로 철새들이 날아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흥원창은 조선 중기까지 원주, 횡성, 평창, 영월, 정선 등에서 걷어들인 세곡을 보관 해 두었다 남한강 뱃길 따라 한양까지 올려 보냈던 곳이다. 이 곳은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아우라지다. 서울에서 남한강을 타고 이어진 자전거 도로는 흥원창에서 섬강을 만나 원주, 횡성까지 이어지게 된다. 여름철 우기에는 갑자기 강물이 불어 날 수 있고 충주댐이 수문 개방을 하게 되면 강이 범람할 위험이 있으니 우기에 섬강의 자전거 도로는 비가 오지 않더라도 위험하다.

 

 

강둑은 원래 주민들이 산책길로 이용해 왔지만 지금은 자전거 도로가 되었다. 자전거를 타기위해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고는 있지만 운치 있던 흙길을 볼 수 없어 아쉽기는 하다.

 

위로 보이는 남한강은 이곳에서 섬강과 만나 충주(남쪽)로 흘러간다. 섬강은 횡성 태기산에서 발원하며 수량이 많은 편이다. 80년대에는 강이 범람 해 둑을 더 높히기도 했다.

 

 

 

 

 

법천사지 → 흥원창 → 거돈사지를 돌며 유적지도 돌아보고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흥원창의 아우라지는 해질 무렵이 가장 좋지만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법천사지 → 거돈사지 → 흥원창 순이 좋다.

 

문막에서 부론 방향으로 달리다 후용리 경동대학교 정문 앞 삼거리에서 손곡리 방향으로 좌회전 한다. 손곡리는 봄, 여름, 가을에 문화 행사자 자주 있으니 일정을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곧 있을 정월대보름 행사나 도예, 전시회, 풍물패 공연 등 행사도 다양하다. 손곡리와 이웃한 법천리에 법천사지 안내 표지판이 있지만 크기가 작아 초행길이라면 못보고 지나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가능하면 법천사지 입구 고목나무 아래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탐방하기를 권한다. 현묘탑 입구가 자동차 바퀴로 인해 잔디가 많이 훼손되고 있다. 장마철이면 조금씩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라 조금씩 아끼는 마음을 갖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천사지에서 나왔다면 다시 부론면 방향으로 달린다. 농번기에는 사람도 다니고 경운기, 트렉터 등 농기계들도 함께 쓰는 도로이니만큼 안전운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부론 중-고등학교 앞으로 지나 좌측방향으로 진행하다보면 다리를 지나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하면 된다. 구불구불한 길을 5분 정도 달리다보면 내리막길에서 정산리 방향으로 갈라지는 조그마한 삼거리가 나오는데 다시 좌회전 한다. 삼거리 오른쪽으로 7,80년대 구멍가게 처럼 보이는 집이 있는데 가게집이 맞다. 좌회전 한 길로 다시 5분정도 달리면 거돈사지 문화재 구역이 나온다.

건돈사지에서 나왔다면 다시 구멍가게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귀래 방향으로 좌회전 한다.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귀래 방향으로 나와 조금만 더 달리다보면 다시 좀재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그 때는 좀재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좀재 방향으로 돌아오는 이유는 왼쪽으로 섬강을 끼고 달리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적한 시골길이라 빨리 달릴 필요도 없고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면 된다. 그렇게 다시 부론면으로 돌아와 흥원창으로 올 수 있다.

부론은 충주, 여주의 경계선을 모두 갖고 있어서 가고 싶다면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다. 시간이 된다면 충주 탄금대나 부론면 강천리를 지나 여주 신륵사로 돌아서 원주로 오는 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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