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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소셜 커머스? 소셜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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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흔하게 듣는 말이 『SNS』『소셜』이란 단어다.
같은 의미를 갖는 이 단어들을 직역하면 『사회』혹은 『사회성』으로 해석된다.

자유게시판이 진화하여 페이스북이 되고 방명록이 진화하여 트위터가 되다.
컴퓨터 개발 업무를 하다보면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들이 쉴새없이 쏟아져 개발자들도 그것을 따라가는데 버거움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새롭다고 하는 것들 중 상당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것들이다.
옛날에 우리나라의 도로에 포니가 굴러 다닐 때 요즘의 고급 승용차가 나올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신형 세단을 보며 우리는 감탄하지만 자동차라고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이미 있어왔다.
나는 소셜 네트워크의 조상을 자유게시판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있어왔던 많은 형태의 커뮤니티들이 게시판에서 이루어졌다.
요즘은 본문에 댓글을 달 때 새글쓰기 형태의 댓글이 아닌 본문 바로 아래 꼬리말처럼 간단하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게시판 목록에서 글 제목 옆에 댓글 숫자가 보여 본문을 열어보지 않고도 몇 개의 댓글이 달렸는지 알 수 있다.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가 소셜 네트워크의 창시자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그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소셜 네트워크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라는 단어를 누가 먼저 쓰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비슷한 형태의 커뮤니티는 있어 왔다.
그것들은 게시판 형태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쓴 글은 내꺼.
지식인에 올려진 질문에 답을 달았는데 그것이 질문자에 의해 채택이 되었다면 그 질문과 답변(지식)은 누구의 소유가 될 것인가.
우리나라 지식인에 올려진 글은 모두 해당 포털사에서 소유한다며 공식 발표가 있었다.
게시판 형태의 커뮤니티가 그런 형태였다.
내가 게시판을 통해서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위해 썼던 글들은 게시판 소유자의 것이 된다.
만약 A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자사의 회의실을 타 회사에게도 공개하여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A라는 회사의 회의실에서 이뤄진 회의 내용은 모두 A라는 회사의 소유가 된다면 어떨까?
여기서 우리가 그동안 사용해 왔던 지식인, 게시판, Q&A 등이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스페이스들과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에 게시판 형태의 커뮤니티는 그 커뮤니티 기반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 중심이였다면 개인화 된 소셜 네트워크는 개인 중심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보면 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유게시판에 접근한 회원은 모두 같은 화면, 같은 글을 보게 되지만 5억명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모두 자기만의 페이스북을 갖고 있다.
나의 페이스북과 친구의 페이스북은 같은 외관을 갖고 있지만 그 속은 전혀 다르다.
여기서 게시판과 소셜 네트워크의 개념이 분리된다.
친구를 추가하는 방식이 편리하다거나 친구의 다른 친구의 관계가 어떻다거나 하는 것들은 기능적인면이지 그런 세부적인 기능이 있고 없고가 소셜 네트워크다 아니다라고 할 수 없다.

소셜 커머스 바람을 몰고온 블로그와 카페
요즘 소셜 커머스가 화두다.
누가 소셜 커머스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누가 그거 잘 못 해서 쪽박찼다더라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커뮤니티의 대표작은 인터넷 카페다.
인터넷 동호회라는 문화를 만들었고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켰으며 사회적으로 많은 것들을 변화 시켜왔다.
사람들은 이 가상공간에서 사회성을 길렀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필요에 따라 회원들간 물물교환도 하고 중고 물건을 싸게 팔기도 했다.
전문적으로 상거래를 하기 위해 개설되는 카페들도 많아졌다.
오픈마켓이나 쇼핑몰이 아닌 커뮤니티 공간에서 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농부(선배)는 블로그를 열심히 한다.
자기가 씨뿌리고 새싹이 돋고 추수하는 과정들을 모두 블로그에 올린다.
그 블로그 옆에는 농산물을 주문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있다.
2년만에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어 지자체에서도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
블로그는 가장 대표적인 개인화된 매체다.
내가 쓴 뉴스나 개인적인 글들은 블로그에서 전세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되어진다.
누구든지 내 블로그이 구독자가 될 수 있고 소비자가 될 수 있다.
반면 나 역시 누군가가 쓴 블로그의 구독자 될 수 있고 소비자도 될 수 있다.
인터넷 카페의 경우는 의미가 조금 다르겠지만 개인 미디어를 통해 상거래를 하는 것이 소셜 커머스라 할 수 있다.

좋은 것이 있다면 나쁜 것도 있는 법.
방송에서 MC가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에게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다.
그는 이렇다할 답변을 주지 못했지만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며칠전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했고 페이스북은 우리나라 관련법을 따르겠노라 했다.
SNS의 가장 취약한 점은 개방성 만큼이나 개인정보 노출의 피해라 할 수 있다.
내가 지극히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인사말을 남겨도 담벼락에 모든 것이 공개된다.
또 내가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모두 공개가 된다.
소셜 네트워크라는 것이 아직은 보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사용자 스스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개해도 될 것들과 공개되면 안 되는 것들을 구분 짓는 것도 중요하다.
페이스북의 경우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과 다른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점이기 때문에 싸이월드처럼 1촌 개념에 익숙 한 사람이라면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를태면 내 친구는 나 말고 누구와 친분이 있을까, 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페이스북이다.
우리나라에서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페이스북이 이러한 방법으로 전세계 인맥을 형성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쁜 것중에 가장 나쁜 것은 바로 금전적 피해다.
복권 사업을 하면 누가 돈을 가장 많이 벌게 될까?
1등 당첨자?
복권 사업자가 가장 많은 돈을 번다.
요즘 많이들 하고 있는 소셜 커머스는 복권 사업자 형태로 변질 된 것들이 많다.
소셜 커머스란 개인 미디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개인간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지만 요즘은 "반값 판매"로 자리 잡혀가고 있다.
소셜 커머스와 반값 할인 판매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통닭집을 운영하는 K씨는 어느날 소셜 커머스 사업을 한다는 L씨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통닭을 반 값에 구매 할 수 있는 쿠폰을 우리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배포하면 홍보 효과가 커서 당장은 손해 보는거 같지만 앞으로 장사가 더 잘 될 것이라는 상담을 한다.
그러나 반 값 쿠폰 발행 기한이 지난 뒤엔 파리만 날리거나 다시 쿠폰 발행 전과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 값으로 판매하는 동안 손해만 보고 크게 홍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소셜 커머스를 한다는 사이트를 다녀보면 대부분 쿠폰이나 상품권을 발행하여 그것을 인쇄하도록 하거나 우편으로 송달 한다.
소셜 커머스라기 보다는 상품이나 업체를 소개하는 사이트나 허브(링크) 사이트에 불과한 것들이 많다.
어떤 사이트는 할인 쿠폰은 본 사이트에서 구매하도록 하면서 상품 소개를 자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리는 것도 있다.
형식만 비슷하게 따라하는 경우다.
만약 어느 식당에서 발행한 반값 쿠폰을 들고 식사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자신이 발행한 반값 쿠폰에 대해 책임감이 있는 주인이라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그렇지 않다면 식사하는 사람이나 식당 주인이나 가시방석일 것이다.

그러면 왜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는 상품권이나 쿠폰을 발행하게 됐을까?
내가 살고 있는 원주라는 곳은 불과 몇년전만 해도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없었다.
유명한 피자 가게도 없었다.
스키장이나 통신사, 카드회사 등에서 사은품이라고 주는 할인 쿠폰들은 서울이나 가야 쓸 수 있는 질 좋은 인쇄물에 불과 했다.
얼마전 큰 맘 먹고 새 구두를 샀는데 구두상품권이 선물로 들어 왔다면 어떨까?
똑똑한 사람들은 그것을 인터넷을 통해 물물교환 하거나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런 형태에서 발전 된 것이 아마도 소셜 커머스가 대놓고 상품권이나 할인 쿠폰 판매하는 형태로 변질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팔고 싶은 물건을 블로그에 올렸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 방문자가 없다면 평생 안팔릴 수도 있다.
그런 판매자를 위해 거래를 위한 포스트를 연결해 주는 허브 사이트는 이들에게 이로울 수 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업체에 할인을 유도하고 사업자 본인이나 사이트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할인 쿠폰 판매 형태로 자리 잡는다면 아마도 머지않아 소셜 커머스 = 사기라는 공식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만약 누군가 와서 소셜 커머스 사업자인데 홍보 해 줄테니 할인 쿠폰을 발행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한다면 차라리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오픈마켓을 이용해 보길 권하고 싶다.
소셜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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