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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를 듣자니 심장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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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온도는 항상 16도, 현재 온도가 15도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새벽 두시.
내일은 올해들어 제일 추울거라는 일기예보를 들었지만 새벽이 되니 역시나 꾀 쌀쌀하다.
부모님과 살 때는 전등 하나, 플러그 하나, 물 한방울이 뭐 그리 대수냐며 부모님의 절약이 궁상이라고 생각했었다.
성인이 되고 독립을 하고나서는 물세, 전기세, 가스비 등 살아가는데 드는 비용을 모두 내 주머니에서 해결한 순간부터 나는 부모님보다 더 독하게 절약을 하고 있다.

얼마전까지 살던 집은 기름보일러였다.
연립주택이였지만 나는 이웃의 눈치를 감수하며 과감히 거실에 연탄보일러를 놓고 물을 데워 썼다.
기름 한드럼과 연탄 160장으로 한 겨울을 났다.
잘 때는 1인용 전기장판을 쓰면 됐지만 실내온도는 항상 13도 ~ 14도였고 저녁시간 보일러가 돌아갈 때 15도까지 올라가더라도 점퍼를 입고 있지 않으면 추워서 지낼 수가 없었다.

얼마전 이사 온 이 집은 작고 도시가스가 들어온다.
기름보일러보다는 연료비 부담이 덜하겠다 싶어 과감히 실내 희망온도를 16도에 맞췄다.
씻을 때 빼고는 실내온도를 위해 처음으로 보일러가 10분이상 돌아가고 있다.
보일러실에서 들리는 웅~~~하는 소리가 마치 돈이 마구 빠져나가는 소리처럼 들려 마음이 무겁다.

어차피 혼자 살고 있으니 추위 정도야 견디면 그만이지만 집에 어린 아이라도 있는 집은 보일러를 돌릴 때마다 지금의 나보다 몇 배는 더 마음이 무거우리라.
나는 언제쯤 희망온도를 18도에 맞춰 놓고도 부담을 갖지 않게 될까.
올 겨울, 도시가스비가 더 오른단다.
이번달 가스비 나오는 걸 보고 희망온도를 1도 더 낮춰야 할지를 고민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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