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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컴퓨터 바탕화면은 소녀시대의 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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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컴퓨터는 2004년에 구입해서 벌써 4년을 쓰고 있다.
중간에 메모리를 512MB에서 1GB로 업그레이드 한 것 빼고는 4년전 그대로다.
2.8GHz CPU에 1GB 메모리, 그리고 윈도우 XP. 이게 지금 내 컴퓨터다.
98년 구입한 800MHz를 2004년 지금의 컴퓨터를 새로 구입하기 전까지 사용한 걸 보면 나도 컴퓨터에 돈쓰는 걸 꾀나 아까워 하는거 같다.

이렇듯 컴퓨터에 돈 들어가는 걸 아까워 하다보니 당연히 컴퓨터 관리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요즘은 왠만해선 FORMAT을 하지 않지만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분기별로 HDD 포멧 행사를 치루곤 했다.
그렇게 관리를 해도 웹서핑 몇 번하고나면 PnP 프로그램이 깔리고 인터넷 뱅킹이라도 했다하면 이런저런 보안프로그램이 설치 되면서 컴퓨터는 점점 더 힘겨워하고 나의 명령에 하극상으로 앙갚음을 하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내 컴퓨터의 속도 저하에 영향을 주는 거이라면 나는 하지 않는다.
바탕화면은 왼도우 95가 나온 이후로 줄 곧 까만색이였고 바탕화면의 아이콘은 10개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나만의 철칙을 지키며 살아 왔다.
그런데 나는 10년을 넘게 지켜왔던 나의 철칙을 깨고 말았다.
바탕화면을 깔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태연일까.
글쎄다.
나는 김광석, 김현철, 윤도현, 양희은, 산울림, 쿨, 10년전의 신화와 10년전의 서태지, 10년전의 듀스, 10년전의 DJ-DOC 등의 노래를 좋아 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원더걸스, 소녀시대를 알게 됐을까.
91년 강수지 이후로 17년만에 여자 연예인의 사진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게 됐을까.

나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따로따로 기억은 잘 하지만 서로 매치 시키는 능력이 남들보다 떨어지는거 같다.
그래서 실수도 많다.
텔레비젼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을 모른다.
슈퍼주니어 맴머들의 이름은 모두 알고 얼굴도 알지만 아직도 얼굴과 이름을 매치 시키지 못한다.
동방신기, SS501, 원더걸스, 소녀시대도 마찬가지다.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람을 소개 받고 명함을 받아 돌아서면 며칠 뒤에 그 명함을 다시 보면 두세명의 얼굴이 스쳐간다.

작년 쯤, 인터넷 기사에서 "안면인식장애"에 대해 읽은적이 있다.
지금까지는 내가 남들보다 사람의 얼굴을 잘 못알아 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장애란다.
못알아 보면 못알아 보는대로 적응하며 살아 왔는데 그건 질병이였다.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고 나처럼 사람의 얼굴을 잘 못알아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심지어 평생을 함께 살아온 배우자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하니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닌 듯 했다.
내가 왜 틀린그림 찾기에 어려움을 느껴 왔는지 이유를 알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였다.

그 때부터 나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에 집착(?)을 시작했다.
이 것은 불치병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고 텔레비젼에 나오는 연예인의 이름과 얼굴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2년 정도가 되었다.
많이 부족하지만 나는 사람의 특징을 찾아내서 기억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고 있다.
이름을 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사람의 얼굴과 매치 시키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처음 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외우기 시작한 연예인은 소녀시대 맴버들이다.
오락프로그램을 즐겨보기 때문에 이름을 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얼굴과 이름을 외우게 된 맴버가 "태연"이다.
이 이름은 먼저 하늘나라로 간 동생의 이름과 같아서 누구보다 귀에 익숙한 이름이고 매일 라디오(친한친구)에서 듣는 목소리라 쉽게 외울 수 있었다.

"안면인식장애"에 대한 컴플랙스를 갖지 않기 위해 연예인의 이름과 얼굴을 외우기 시작했지만 그 일은 나에게 적잖은 변화를 갖어 왔다.
누구든 그의 얼굴과 이름을 알게 되면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그건 또 친근감으로 연결이 된다.

그런데 왜 바탕화면에 태연의 사진을 깔았을까.
...가을이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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