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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문자공해 폐단을 만들어 낸 국회의원, 정청래 전 의원의 문자폭탄 옹호는 합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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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대 총선 당시 나는 민주당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했던 경험이 있다. 많은 일들을 담당했고 그 중 하나가 유권자들에게 SMS을 발송하는 것도 내 일이었다. 국회의원 선거를 하면 후보들은 자기를 알리기 위해 SMS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아마 정청래 전 의원도 선거 때 SMS로 자기 홍보를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국회의원 후보가 되면 광고 문자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선거법상 수십, 수백 건의 대량 문자를 한 번에 발송 할 수 있는 기회는 총 5회로 제한한다. 그러나 20개씩 끊어서 수동으로 전송하는 문자 발송에는 제한이 없다. 한 후보로부터 5회 이상 광고 문자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제도의 헛점 때문이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이 보내는 광고 문자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작년 총선 당시에도 어느 유권자의 집요한 피드백 때문에 선거 사무실이 난장판이 됐던 적이 있다. 후보 본인도 광고 문자가 공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대 후보가 광고 문자를 보내면 본인도 손해보는 느낌이 들고 불안해서 안 할 수 없는 심리가 있다.

선거철마다 보내는 후보들 광고 문자는 공해다. 그걸 옹호하기 보다 폐단을 없애야 하는데 노력해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자폭탄에 대한 의견이다. 요즘 문재인 지지자들의 도를 넘는 문자폭탄에 몇몇 의원들이 애를 먹고 있어 언론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문제이다.

작년 총선과 박근혜 탄핵안 발의 시점에서 상대 당 의원들에게 18원 후원금과 문자폭탄을 보내는 건 민주당의 상징이 됐다. 요즘은 국민의당 의원의 전화번호가 인터넷에 공공연하게 공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유권자가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는 건 자기 의사표현이고 직접 민주주의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합리화 시키는 주장이 선거철에 국회의원 후보들도 유권자들에게 대량으로 문자를 발송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후보가 유권자에게 대량으로 발송하는 광고 문자는 공해다.

작년 총선 때도 내가 유권자에게 광고 문자 전송을 하면서도 이런 불필요한 선거운동 방법은 제도적으로 금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어느 후보도 광고 문자에 대한 압박감에서 해방되고 유권자도 광고 문자 공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정청래 전 의원은 국회의원 후보들도 광고 문자를 보내니 유권자도 국회의원에게 문자폭탄을 보낼 수 있다고 할 게 아니라 이런 폐단을 없애야 하는 데 힘써야 하는 것이다.

지금 문재인 지지자들이 하고 있는 건 유권자로서의 권리 행사가 아니라 폭력이다. 실제로 해당 의원은 밤새도록 문자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업무를 방해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못할 정도로 문자를 보낸다면 이건 범죄이지 직접민주주의라고 보기가 어렵다. 어떤 나라도 다수의 폭력을 민주주의라고 하지 않는다.

국회의원과 유권자의 소통의 장은 보장되야 한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회의원에게 직접 SMS을 전송해 자기 의견을 피력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선거가 끝나면 사실 지역주민들은 의원 얼굴보기도 힘들어진다. 민원이 있어도 자기 손으로 뽑은 의원을 찾아가거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홈페이지를 운영하기는 하지만 국회의원 본인도 자기 홈페이지를 소통의 도구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SNS을 이용해 유권자와 직접 소통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또한 유권자들이 국회의원들의 SNS에 폭력에 가까운 댓글 폭탄을 날리면 이 국회의원은 그 SNS 계정을 더이상 유지할 수 없고 이 국회의원과 소통하고자 했던 다른 시민들은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과 유권자 사이에는 최소한의 도리라는 것을 지켜야 한다. 국회의원도 문자폭탄을 날리니 유권자도 문자폭탄을 날릴 권리가 있다는 이상한 논리로 폐단을 확대하기 보다는 국회의원도 다음 선거에는 광고 문자를 보내지 않고 문자 공해를 없애도록 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만약 정청래 전 의원이 21대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있다면 선거운동 하면서 유권자에게 광고 문자를 보내지 않고 깨끗한 선거운동 문화에 조금이나마 선도적인 모범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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