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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명절 분위기, 지역 축제를 명절(추석, 설)에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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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도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친인척이 거의 없는 우리 집은 명절은 늘 조용하다.  누나들은 시집 간 후로는 더 보기가 어려워졌다. 내 기억 속에 명절은 늘 쓸쓸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나는 명절이 되면 어머니를 모시고 가까운 유원지나 문화 유적지를 돌며 여행을 했다. 올해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는 집에서 쉬고 조카와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가끔 누나들 식구들이 명절이라고 찾아 올 때도 우리는 가까운 관광지를 찾아 나섰다. 각 지역의 맛집을 수소문해 그곳에서 가족들이 식사를 하고 각자 집으로 흩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제는 명절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이 익숙하다.

 

이번에 보니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닌 거 같다. 올해는 가까운 영월을 한바퀴 돌고 왔다. 가는 곳마다 관광객들도 발디딜 틈이 없었다. 부모님과 자녀들까지 온 식구가 나들이 나온 가족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명절이라고 과거처럼 온 가족들, 친인척들이 모두 모이는 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형제가 여럿이면 그 중 몇몇은 고향에 못 내려오는 사람도 있고 명절 내내 친척이 방문해 접대를 위해 하루종일 술상을 봐야하는 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성인이 된 자식들도 형제가 한 두명인 가정이 많다보니 가족이 다 모여도 조촐하다.

그렇다고 동네에서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니니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해도 딱히 할 일이 없고 지루하다. 어릴 때는 동네마다 농악놀이도 하고 노래자랑도 하고 체육 대회 같은 행사들이 많아 구경 거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들이 점점 사라진다.

 

모처럼 가족이 다 모였는데 아침에 차례만 지내고 떠나기가 아쉬운 가족들은 이제 가까운 명승지나 유원지로 나들이를 간다. 집에서 어색하게 TV만 보거나 낯 부터 술 마시고 있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여행을 나서는 일이 훨씬 즐거운 일이 됐다. 요즘은 지역마다 주민들이 쉬거나 즐길 수 있는 유원지를 잘 정비해서 예전보다는 다닐 곳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것도 곧 한계가 있을 거 같다.

 

명절내내 집에서 손님 맞이하던 옛 모습을 점점 사라지고 이제 가족들끼리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일이 많아 질텐데 한 두 번 그렇게 주변 나들이를 하다보면 그것 또한 일상이 된다. 나들이 회수가 많아질 수록 갔던 곳 또 가고 본 것 또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만약 추석에 고향 인근에서 축제가 있다면 어떨까?

 

요즘은 축제 없는 고장이 없을 정도로 크고 작은 행사들을 많이 치룬다. 이제 막 시작한 지역 축제는 단 이틀 치루고 마는 경우도 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명절 연휴 기간에 축제를 하면 모처럼 고향 방문한 사람들에게도 고향의 새로운 모습을 접하게 되고 지역 주민들도 볼거리 생기고 자식들이나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고장에도 축제가 여러 개 있는데 추석 전에 끝나거나 추석이 끝난 뒤에 시작하고 있다. 사람들 다 떠나고 축제를 한다. 동네가 작아 인구가 많지 않다면 더욱 명절에 축제를 진행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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