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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장님들의 흔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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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엄마가 아기를 안고 와서 우리 아기 예쁘죠?라고 물어보면 예쁜 아기도 있는데 솔직히 별로 예쁘지 않은 아기도 있다. 정말 예쁜 아기한테는 예쁘다고 말해주는데 별로 예쁘지 않은 아기에게는 귀엽다, 장군감이다, 똘똘하다 그런 식으로 애둘러 말해준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에서 어느 개그맨이 한 얘기다. 나이가 적지 않은 사람이 아기를 두고 그런 얘기를 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불편했을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아기는 예쁘다고 말해줘야 한다는 사회 공감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으면 안 예뻐도 무조건 예쁘다고 말해줘야 한다. 그게 사회 통념이다.

 

우리는 사업을 사회 통념으로 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사실 많은 창업자들이 그러고 있다. 남들이 해서 잘 되는 사업이면 일단 따라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느 음식점이 장사가 잘 된다더라 하면 너도나도 똑같은 메뉴로 식당을 오픈한다. 커피가 장사가 된다고 하면 너도나도 커피 전문점을 차린다. 이런식의 묻지마 창업에서 돈 버는 사람은 최초 창시자 아니면 대기업이다. 후발주자들은 현상 유지하면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뭐가 잘 된다더라"라는 말에 혹했다면 그 사람은 창업이 위험하다.

 

사업은 사회적 공감대에서 시작하면 위험하다. 아니 시작 하기에는 안전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위험하다. 왜냐하면 사회, 시장, 고객의 취향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사업 아이템을 얘기 했을 때 솔직히 평가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평가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창업한다. 당신이 주변인들에게 내 사업 아이템이 어떻냐고 물어 봤을 때 그들은 좋은 아이템이라 대답 해 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내 아이는 무조건 예쁘다고 말해 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내 사업 아이템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싶다면, 안 예쁜 아이는 안 예쁘다고 말할 수 있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내 아이는 무조건 예쁘다

우리 속담에 고슴도치도 제자식은 예쁘다고 했다. 자기 자식이 예쁘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생긴 것과 다르게 내 자식은 무조건 예쁘다.

 

(인터넷)창업자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내 사업 아이템은 무조건 성공한다. 실제로 내가 만난 창업자들이 모두 그랬다. 웹프로그래머를 하다보면(특히 프리랜서) 수 많은 사람들이 사업 아이템을 들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며 찾아온다. 내가 사회 초년생일 땐 그들의 아이템들은 간혹 그럴싸하기도 했다. 그래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인터넷 창업자의 성공 확률은 1%도 되지 않는 거 같다.

 

당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라면 다른 사람도 생각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찾아오는 의뢰인들은 모두 자신의 사업 아이템이 유니크(UNIQUE)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검색에 나오지 않으면 아무도 그런 사업 아이템을 구상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좋은 사업 아이템이 왜 인터넷에서 검색되지 않는가 하는 걸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미 다른 사람이 시도 했다가 일찌감치 망한 아이템이거나 별로 사업성이 없다고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판단 했을 수도 있다. 물론 남들이 안하고 망했다고 해서 나도 반드시 망하리라는 법은 없다.

 

최근에 들어온 의뢰는 배달 식당의 온라인 주문 사이트다. APP(앱)도 아니고 사이트에서 바로 결제가 되고 음식을 주문 할 수 있는 사이트를 의뢰 했다. 요즘 배달앱이 뜨고는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사업성이 없다고 말하자 그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의 흔한 착각은 내가 사이트를 오픈하면 네티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와서 서버가 다운되고 새벽에도 잠 못 잘 정도로 일이 많아질거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의뢰인과 그 직원들, 그리고 개발자가 테스트 하면서 회원가입 한 것 말고는 유령 사이트가 되는 확율이 더 크다. 최소한 배달앱의 업무 프로세스를 조금이라도 분석해 봤다면 이런 얼토당토 않는 사업 아이템을 들고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배달 관련해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단골 아이템이다. 야식집 전화 대리 주문에서 파생 된 것이 배달앱이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발달하기 전에도 온라인 주문에 대한 요구는 꾸준히 있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이런 사업 아이템을 들고 오는 사람들은 식당에서 어떻게 음식을 주문받고 배달하는지 한 번도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았다. 이미 15년 전에 나도 이 아이템을 구상 했다가 포기 했던 이유는 어떤 음식점도 전화기에서 "문자왔숑~" SMS 알림만 기다리고 있지 않는다. 전화기만 처다보고 있는 음식점이라면 이미 문 닫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곳이다. 폴더폰이 고작이던 그 시절에 나는 주문 페이지를 상시 열어 놓고 주문 내용을 음성으로 안내 해 줄까도 생각해 봤지만 온라인 주문을 위해서 일부러 PC를 주방에서 하루종일 켜놓고 있을 식당이 없었다. 식당을 하는 많은 업주들이 전화 주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그것보다 나은 건 없다고 했다.

 

지금은 스마트폰도 발전했고 충분히 기능을 구현 할 수 있지만 내가 그것을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위에 말한대로 후발주자가 성공하려면 대기업처럼 돈이 많거나 뭔가 독특한 차별이 있어야 한다. 말 그대로 앱을 출시하거나 사이트를 만들면 네티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들기 전에는 후발주자로서는 힘든 경쟁이다. 아직도 이런 온라인 주문 프로그램을 들고오는 상담자가 있는 걸 보면 미련을 못 버리는 거 같다. 혹은 남들 다 안 되도 자기가 하면 된다는 잘 못 된 믿음이 있다.

 

개발자를 믿을 수 없다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아주 극소수는 비밀주의다. 본인의 사업 아이템이 유출 될 수 있어서 일부러 사업계획서를 만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건 핑계다.

개발자는 점쟁이가 아닙니다.

https://zibsin.tistory.com/320

일단 자기가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제작이 가능하겠냐며 상담을 하는데 정말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있다. 두루뭉술한게 요점이 없고 비밀이 너무 많다. 몇 시간을 상담해도 도저히 의뢰인의 요구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 할 수 없다. 내가 본인의 사업 아이템을 가로채거나 다른 곳으로 유출 할 수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그런 의뢰인은 다른 업체를 찾아가 재차 상담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 본인 입으로 자기 사업 아이템을 떠벌리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본인은 나만이 구상했던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이라고 믿지만 간혹 다른 의뢰인이 몇 년 전에 상담하고 갔던 아이템도 있다.

 

정말 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 개발자를 믿어야 한다. 믿기 전에 철저한 검증은 필수다. 본인이 구상한 사업 아이템으로 프로그램을 개발 할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그정도 실력이 되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발자의 평판이나 경험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그런 게 어렵다면 개발자의 인간성을 믿어야 한다.

 

사이트만 보고 회사 규모를 판단하면 안 된다

한 번은 호기롭게 사이트 하나를 구축해 달라며 기획서를 들고 왔다. 충청도에서 강원도에 있는 나를 찾아왔다. 기획서는 다름아닌 타사의 커플메니저 사이트를 캡쳐하고 거기에 자신만이 차별화를 두겠다며 메모를 해 두었다. 대부분은 디자인을 다르게 하겠다는 것이지 프로그램은 해당 사이트와 똑같이 해달라는 것이다.

 

설명을 듣고보면 그 커플메니저 사이트를 개인이 아파트 자기 방에서 노트북 켜 놓고 마우스나 끄적거리면서 쉽게쉽게 운영하고 있다고 여기는 거 같았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모든 업무와 관련 된 기능을 자동으로 처리 해 달라며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 인터넷 사업을 하다보면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영역은 모니터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터페이스 역할이 주가 된다. 그 뒤에서는 사람의 손이 필요한 업무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대부분 1인 창업자나 소규모 영세 창업자들은 모든 것을 프로그램이 알아서 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자기는 가끔씩 사이트에 접속해도 사이트는 알아서 작동 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이 주제로는 사실 할 얘기가 많다. 다음에 추가 포스팅을 해야 될 거 같다.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500만원을 잡았는데 그 중에 300만원을 사이트 제작으로 할당했단다. 20여장의 캡쳐한 화면을 보여 주면서 그정도로 페이지 몇 개를 작성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비중은 사이트 제작에 제일 크게 뒀지만 500만원으로 이런 창업을 하겠다면 외주제작으로는 힘들다. 마음 맞는 사람이나 친한 친구들이 운영자, 개발자, 디자이너 할당해서 배고픈 청년 창업 형태로 시작하면 모를까 커플메니저 사업을 500만원으로 시작하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프로그램 제작만 그것의 몇 배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니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전자 대리점을 하던 사장님이 삼성전자의 사이트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만들어 주는데 얼마나 필요하냐고 한다. 겉만 보고 150만원이면 충분하지 않겠냐고 한다. 사이트 겉만보고 그 규모를 판단하는 의뢰인이 가끔 황당한 요구를 할 때가 종종 있다. 절대 모니터 화면만 보고 그 사업 규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네티즌들은 내 사업에 관심 없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사이트가 수백 개는 되는 거 같다. 소소한 작업들가지 하면 천 개가 넘을지도 모르겠다. 그 사이트들 중엔 크게 성공한 사이트도 있고 실무에 요긴하게 쓰여지는 사이트도 있고 1년도 넘기지 못해 유령 사이트가 되기도 했다. 오프라인 사업을 하던 사장님이 온라인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경우라면 성공 확률이 크다. 오프라인 사업이 너무 잘 되서 온라인 사업을 등한시 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네이버에 등록한다고 네티즌들이 미친듯이 몰려들지 않는다. 홍보비를 들여 키워드 광고를 하던가 인터넷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직접 홍보를 하던가 시간을 오래 두고 꾸준히 양질의 정보를 업데이트 하면 검색에 노출 되는 회수가 늘기도 한다. 망하는 사이트들의 특징을 보면 사이트 제작 후 개발자가 게시판에 남긴 축하 인삿말과 관리자가 사이트 오픈을 알리는 공지사항 올리고 몇 년째 그대로 방치된다. 사이트 주인도 관심 없는 사이트에 남들이 왜 들어갈까. 사이트 오픈하고 네이버, 다음에 등록 했는데 왜 방문자가 없냐고 따지는 의뢰인도 있다.

그런 의뢰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사이트를 홍보하고 싶으면 돈을 써라. 돈이 없으면 시간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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