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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의 서울 여행. 우리나라의 현실 같아서 안타까웠던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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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강남에 일 때문에 몇 번 가본적은 있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한 적은 이번이 처음 입니다.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나로선 화면을 볼 때마다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혼자는 지하철도 못타고 버스는 엄두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이번에 SNS를 통해서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울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한도전 탐방기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먼저 우리는 백범 선생 묘역과 삼의사 묘역에 들러 서울 첫 나들이를 신고 했습니다. 각자 종교가 다르니 혹자는 절을 하고 혹자는 묵념으로 예의를 갖췄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아서 놀랐습니다. 해설사 분의 말에 의하면 주변에 개발제한 때문에 묘역을 이전하거나 더 이상의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합니다. 백범 선생 묘 위로 산책로가 있는 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조상님의 머리 위로 유희를 위한 산책로는 어느 상놈의 집안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나이 있으신 분은 신혼여행 때 와봤다 하기도 하고 나처럼 처음 와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자주 배경이 됐던 곳이라 장소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화면으로 봤을 때 굉장히 넓게 보였는데 생각보다 아기자기 했습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한국말을 쓰는 사람은 우리 일행들 밖에 없다고 느껴질만큼 외국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TV로만 보던 남산타워와 무한도전 드라큐라 편에서 박명수와 유재석이 실랑이를 하던 케이블카 탑승장도 신기했습니다. 서울의 가장 높은 곳에 민간 시설이 있다는 건 서울 분들이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정기가 모이는 곳인데 저는 지금까지 당연히 서울시 소유라고 생각했었네요. 무한도전이 아니였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남산 시민아파트는 버스로 지나가면서 잠깐 보게 됐는데 화면보다 더 낡았던데 주민분들의 안전이 걱정 됩니다.

 

조계종과 우정총국(여긴 관상편에서 알게 됐습니다)을 잠깐 들른 후에 경복궁에 입궁하게 됐습니다. 해설사 분이 두 시간을 넘게 경복궁을 돌며 설명을 해 주셨는데 설명을 들을 수록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들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에 화원에서는 상세하게 둘러보지 못했지만 아무리 우리 역사가 수탈 당해 왔다 해도 우리 조상들은 참으로 위대 했습니다.

돌 하나도 의미 없이 세워진 것이 없는 경복궁이 왜 유네스코에 등재되지 못하는지 직접 눈으로 보니 알 거 같았습니다. 임진왜란 때 소실 되었다 일제강점기 유희 시설로 쓰여지고 군부 독재 시절엔 군사 훈련장으로 쓰였고 경복궁 앞마당에 여전히 남아 있는 총탄자국들이 그 아픔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 의해 두 번이나 치욕을 겪어야 했던 경복궁은 해방이 된 후에도 여전히 굴욕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복원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 예산이 부족해 공사를 지속하기 힘들다고하는데 국회의원들 예산 편성 할 때 우리나라 문화재 복구에 관심을 갖었으면 좋겠습니다. 수 차례 파괴되고 복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외형보다 경복궁이 품고 있는 이 나라 역사의 의미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위해서라도 복원은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게 외국 사람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외국어로 해설하는 해설사분이 어떻게 우리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말로만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많아야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부터 역사와 문화재에 자긍심을 갖고 외국인들에게도 당당하게 자랑 할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궁 내에 현대식 유리 건물의 커피숍은 어울리지 않는 거 같습니다. 제가 경주에도 가보고 전주에도 가봤는데 그 곳의 특징은 유적지 내에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문화재와 어울리도록 건물을 짓는데 서울은 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일까요? 일행들 모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두 시간 넘게 궁을 돌아 다시 광화문으로 나왔습니다. 경복궁 안에서 밖을 바라봤을 때의 풍경은 마치 일제가 총칼로 조선을 유린했던 역사의 장면을 재현해 놓은 듯 했습니다. 그 위협적인 고층 빌딩들을 보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처해 있는 현실이 많이 아팠습니다.

 

끝으로 광장시장에 들러 저녁을 먹고 왔는데, 그렇게 사람 많은 시장은 처음이였습니다.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거 같습니다. 청계천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최악은 아니였던 거 같습니다. 깊고 폭이 좁아서 자연하천으로의 복구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복원하면 될 거 같습니다. 지방에 특정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토종 물고기들이 청계천에 있는 거 보면서 큰 어항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다소 부정적인 여행 후기지만 사실은 굉장히 즐거웠고 다시 또 오고 싶은 곳이였습니다. 경복궁은 계속 복원 진행 중이니 우리나라 선거 있는 해마다 방문하면 올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서울을 안 봤을 때는 사람 많고 차 많고 복잡하고 눈 뜨고 코베어 가는 삭막한 곳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참 좋은 곳이였습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좋은 여행이였습니다. 지하철과 버스타는 법을 배워서 꼭 혼자 다녀봐야 겠습니다. 저에겐 유럽 여행보다(가본적은 없지만) 서울 여행이 더 흥미로운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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