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동차에 묻은 페인트, 물파스로 지우기

728x90
반응형

 2009년 봄, 이맘때가 아니였나 싶다. 수동 차를 찾기 위해 꽤나 돌아다닌 끝에 겨우 찾아낸 중고차였다. 5년 정도를 탔는데 sm520은 생각보다 괜찮은 차였다. 수동이라 연비고 좋았다. 보통은 10Km/L가 나오고 고속도로에서는 15Km/L 이상이 나온다. 안타깝게도 2001년형이다보니 이제는 슬슬 나잇값을 하고 있다. 돈을 들여 대대적인 수리를 해서 몇 년 더 타고 나닐까 그냥 다른 차를 살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은연중에 차에 관심을 덜 갖게 된다. 아마 남자라면 기계에 대한 애착이 있을 거고 그게 자동차라면 더욱 그렇겠지만 이게 낡기 시작하면 새 자동차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바람 피우는 남자의 심리가 그런걸까?

 

마트에서 주차를 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자기 차에 짐을 싣기 위해 차문을 활짝 열어 재끼는 바람에 내차 옆을 찍었다. 아무리 낡은 차라도 그런 테러를 당하면 기분이 상한다. 자기가 차를 긁고도 모르고 있는 듯 해서 지금 내 차를 긁어 페인트가 벗겨 졌다고 알려 주니 그제서야 동행했던 남편이 미안하다고 한다. 웬만한 차 같으면 복구 비용을 달라고 했겠지만 그러기엔 애매하다. 그 곳이 아니여도 벗겨진 곳이 몇 군데 있어서 그 때 그때 페인트를 발라서 타고 다니고 있었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그냥 돌아 왔다.

 

주차를 하는데 뒤에 드럼통이 있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후방 카메라가 있어도 버릇처럼 나는 백미러만 보고 후진을 한다. 그럴 땐 참 멍청하다. 퉁 소리가 나고 나서야 드럼통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주차를 끝내고 뒤로 돌아가보니 5백원 동전보도 조금 크게 페인트가 묻어 있었다. 발로 쓱 닦아 보고는 그냥 무시하고 계속 타고 다녔다. 내가 이렇게 쿨한 성격이 아닌데 차가 오래 되서 새 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는 거 같다. 그러다 어제 또 똑같은 장소에서 그 드럼통을 또 들이 받았다. 보지도 않을 후방 카메라 왜 달았는지 모르겠다. 이번엔 넋놓고 후진하다 받은거라 꽤 넓게 긁힌 자국이 생겼다. 이건 좀 신경이 쓰였다. 컴파운드로 지워질까 하고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물파스로도 지워진다는 블로그가 있다. 내용을 보니 신기는 했지만 반신반의했다. 마침 집에 물파스가 있으니 일단 시도는 해보고 안 되면 컴파운드로 닦아 보기로 했다.

 

페인트만 묻은 게 아니라 찢어진 부분도 있다. 가끔 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넋놓고 있을 때 사고를 치는 버릇은 언제쯤 고쳐 질지 모르겠다. 사진을 찍기 전에 범퍼 아래 부분에도 페인트가 더 묻어 있었는데 시험 삼아서 지워보니 말끔하게 지워졌다. 신통방통한 물파스다. 

처음엔 물파스 한 통을 다 써도 컴파운드 보다는 싸다고 생각 되서 각오를 하고 페인트 위에 바르기 시작했다. 조금만 발랐는데 벌써 페인트가 녹아서 흘러내린다. 

꼼꼼함이란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대충 닦아도 이정도 말끔해졌다. 아마 유성 물감이 있었다면 유성 물감으로 찢어진 부분을 발랐을 것이다. 12년이 넘어가니 슬슬 녹이나는 부분이 있어서 들고 다니던 페인트를 대충 나뭇가지로 찍어 발랐다. 사진을 찍고 나서는 옆에 번진 부분은 다시 물파스를 발라서 지웠다. 물파스 성분을 이용한 차량 용품을 만들어도 될 거 같은 생각이다. 매우 저렴할 것 같다. 3년 전 문 옆에 트럭이 긁고가서 묻은 페인트 자국을 지우지 않고 다녔는데 그것 역시 물파스로 말끔하게 지웠다. 그건 컴파운드로도 지우지 못해서 그냥 타고 다니던 거였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