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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귀촌시 텃세를 걱정하는 것 만큼 시골 원주민도 외지인이 두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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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몇 해 전 제천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입니다. 요즘 귀촌하고 싶어도 텃세 때문에 망설여진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면 이런 사건을 접하고 보면 원주민 입장에서는 외지인이 두려운 사례도 있습니다. 이 사건은 기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마을 이권 사업에 개입하거나 무분별한 민원으로 고발, 신고 안 당한 주민이 없을 정도라고 하니 매우 심각한 사례였습니다.

 

도시에서는 법만 잘 지키면 아무 문제 없을 거 같지만 도시에서도 사유지 길막이나 쓰레기 투기, 주차 시비 등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가 있듯이 시골에도 형태가 다른 그런 갈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골은 주민들이 수 십년 살 부대끼며 살아 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서로 둥글어졌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건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면서 공동체를 더 중요시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시골도 세대가 바뀌다 보니 과거와 다르게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원주민 입장에서는 새로 마을에 들어오는 사람이 어떤 성품이며 어떤 과거를 살아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골의 문화는 현관문 닫고 들어가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는 도시의 아파트와 다릅니다. 적어도 서로 인사정도는 나누고 살아야 하는데 위의 사례처럼 안 좋은 사람이 마을에 들어오면 마을 전체가 힘들어지게 되니 외지인을 경계하는 건 보호본능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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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은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없는 마을회관

실제 사례입니다.

ㅎ○리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인근에 공단과 학교가 생기면서 조용했던 시골마을에 이주민들이 점점 늘었습니다. 비포장 도로 였던 시골 마을이 지금은 4차선이 뚫렸고 빌라도 들어서고 주민들도 많이 늘었죠. 겉으로 보면 마을이 발전된 거 같아 좋아 보이지만 그 속을 보면 원주민들의 아픈 사연이 숨어있습니다.

 

마을이 발전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이주해 왔고 세월이 지나면서 원주민들은 거의 돌아가시거나 있어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됐습니다. 평생을 마을에서 살아왔던 노인들은 아침을 먹고나면 마을회관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게 일이었죠. 마을 화합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더니 마을회관에 노인들 출입도 어렵게 됐습니다. 회관 안에는 노인을 위한 의료기기들도 있는데 젊은 사람들 허락 없이 사용하기도 어려워 졌습니다. 토박이 노인들이 이주해 온 젊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된 것이죠.

 

마을회관 부엌에 열쇠를 달아 노인들은 출입을 할 수 없게 해서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없게 됐습니다. 평생, 수십년을 내집처럼 이용했던 마을회관인데 이젠 이주민들의 눈치 때문에 갈수도 없고 혼자 집에서 TV나 보거나 이웃집으로 마실 다니는 정도가 고작입니다. 노인들 입장에서는 이주해 온 주민들이 야속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골 텃세를 무섭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골 원주민도 어떤 사람이 마을에 들어오게 될지 걱정되는 건 마찮가지입니다. 그러니 이런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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